고교에 논리학책 열풍/“대입본고사·수능시험의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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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달째 서점 베스트셀러 1위
본고사와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질 94학년도 대학입시에 대비한 수험지침서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고3생들 사이에 논리학 서적이 폭발적 인기를 끌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3년만에 부활된 본고사와 처음 시도되는 수학능력시험이 모두 종전의 단순 암기위주의 문제에서 탈피,논리·추리 등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할 것으로 예상돼 논리학 서적이 고교생의 필독서가 된 것이다.
이들 서적 가운데 프랑스 대학 입학자격시험 준비서인 『인간과 철학』 시리즈 10권의 번역본이 끼여있으며 80년대에 운동권 서적으로 몰리기도 했던 『철학에세이』도 서점에서 고교생 학습교양도서로 인기다.
서울 종로서적·교보문고·을지서적 등 대형 서점은 물론 고교주변 서점에서는 12일 서울대 등 일부 명문대가 대학별고사 출제방향과 유형을 공개한 이후 논리학서점을 사려는 고교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고교생들에게 널리 알려진 논리학 서적은 최근 대형서점에서 하루 2백여권 넘게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는 『이야기속의 논리학』과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학습』.
종로서적과 교보문고의 인문사회과학부문에서 한달째 베스트셀러 1위자리를 차지하며 올들어 5만권이 팔린 『이야기속의 논리학』은 이야기·그림을 통해 개념·추리·논증 등 논리적 사고 터득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국민학생용으로 나왔으나 고교생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며 2개월여만에 20만권가량 팔린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학습』의 경우 「반갑다,논리야」 「논리야,놀자」 「고맙다,논리야」 등 3권으로 된 시리즈물.
이 시리즈는 책속의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논리적인 사고습관을 길러나갈 수 있게 꾸며진 우화들을 통해 어떤 개념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논리학서적은 이처럼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와 실생활속에서 흔히 보게 되는 예를 중심으로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도록 돼있어 딱딱한 것으로만 알았던 논리학이 고교생 사이에 흥미있는 학문으로 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암기위주의 학습에서 논리학으로의 관심변화는 바람직하나 수학능력시험과 본고사 고득점을 위해 교과서와 학교수업을 소홀히하고 별도로 논리학 서적을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수험생에게 부담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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