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교육혁명 중] 한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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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에서도 몇몇 기업이 직접 학교를 만들어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왜 그럴까.

우선 중등학교의 경우 설립 취지에 맞게 독특한 교육을 하기가 쉽지 않다. 파스퇴르유업이 만든 민족사관고, 포스코가 만든 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 같은 학교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자립형 사립고여서 일반 사립학교보다는 학생 선발이나 학교 운영에서 운신의 폭이 다소 넓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학교도 외국의 경우처럼 완전한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당국이 이러저런 간섭을 많이 한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반쪽짜리 교육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삼성그룹이 설립한 중동고는 이들보다 훨씬 못한 상황에 처했다. 자립형 사립고로의 전환이 좌절된 탓이다. 학교 관계자는 "중등교육의 모델 학교를 운영한다는 게 설립 취지였으나 지금은 보통의 공립학교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대학의 경우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1986년 설립한 포항공대가 대표적 사례다. 포스코는 그동안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포항공대를 일류 대학으로 만들었다.

삼성은 1996년 성균관대를 인수해 대학교육에 뛰어들었다. 한해 6백억원이 넘는 투자와 삼성의 신 경영마인드가 접목되면서 성균관대는 국내 명문 사학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대학 운영에 나선 기업들이 지적하는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이들은 우선 대학 설립 기준에서 교사(건물).교원 외에 교지(땅)를 반드시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변화하는 사회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물 임대만으로도 소규모 캠퍼스를 수월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건물을 짓거나 교육기자재를 사들일 때 물리는 부가세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기업의 경우 생산을 위해 자재를 사들일 경우 부가세를 환급해 주는데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은 예외라는 것이다.

*** 바로잡습니다

1월 6일자 5면 '한국은…'기사 중 '삼성그룹이 설립한 중동고'라는 내용을 '인수한'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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