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수상 멘추 자서전 출간 김원일 『늘푸른·"』 전9권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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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디오 학살 등 고발
○…「세계 원주민의 해」를 맞아 유엔 인권센터가 오는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계 각국 대표와 함께 원주민 부족 대표 20여명이 참석하는 세계인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소외된 원주민들의 실상을 알리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고베르타 엔추의 자서전이 최근 2곳에서 출판됐다.
도서출판 장백의 『리고베르타멘추』와 지산미디어의『나의 이름은 벤추』로 둘 다 이미 11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돼 쿠바의「카사 데 라스 아메리카문학상」을 수상한 멘추의 자서전 일어판을 번역했다. 멘추는 구술만 했고 베네수엘라 출신의 인류학자 엘리자베스 부르고스가 25시간짜리 테이프에 담아 정리했다.
멘추의 구술자서전은 마야문명 건설자들과 그 후예들의 5세기에 걸친 삶을 증언하는 세계사적 문헌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소수 백인권력과 그 앞잡이인「라디노」(혼혈 메스티조인)에 의해 최근까지 저질러진 인디오 억압과 학살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보고에 따르면 멘추의 과테말라에서는 80년 한햇 동안 정부의 억압정책으로 3천명 이상의 인디헤나 원주민이 살해됐다. 이 충격적인 만행과 잔혹상은 이 책에서 어린 남동생의 병사, 동료 소녀의 질식사, 부친의 피폭사, 모친의 성고문과 필림 유기 등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엔추는 지난 83년부터 과테말라 정부의 탄압을 피해 멕시코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인티오들에게 저질러지고 있는 만행을 세계에 고발하는 활동을 펴오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87∼92년 본지연재
○…작가 김원일씨의 대하소설『늘푸른 소나무』전9권이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됐다. 87년부터 92년까지 중앙일보에 연재됐던『늘푸른 소나무』는 노비에서 승려, 다시 종교지도자로 성장하다 순교하는 주인공의 삶을 주축으로 일제 하 민족정신과 민중들의 생활을 다룬 작품.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풍요로운 상상력, 객관적인 문체로 암울한 시대에 한 인간의 완성과정과 함께 그 시대상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이 작품은 연재당시 많은 호응을 받았었다.
독자들로부터 제보 받은 사실적 자료와 증언 등을 보완, 이번에 완결본으로 펴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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