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량급 최강자 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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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로복싱 세계 최경량급 강자는 누구인가.
인기 절정의 IBF 라이트플라이급 (한계체중 48.98kg) 챔피언 마이클 카바할(미국·25)과 WBC 동급챔피언 하드 펀처 움베르토 곤살레스(멕시코·27)가 14일 낮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통합타이틀매치를 벌인다.
대전료는 카바할이 30만달러(약2억8천만원), 곤살레스가 30만달러로 이 체급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량급 못지 않은 인기를 대변해 주고 있다.
카바할의 속사포와 곤살레스의 돌주먹 중 과연 어느 것이 더 빠르고 파괴력이 있는가를 시험하게 될 이번 대전은 특히 같은 체급 WBA왕좌에 한국의 유명우(유명우· 대원체)가 버티고 있어 국내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지난해 일본의 이오카에게서 챔피언 벨트를 되찾아 온 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유명우의 관망 그 자체가 바로 카바할-곤살레스전을 겨냥한 것이란 것이 복싱계의 지배적인 견해이고 보면이 경기는 곧 남다른 의미를 띠게 된다.
은퇴 시기를 멀지 않게 잡고 있는 유명우가 최소한 30만∼40만달러란 거액의 파이트머니와 함께 진정한 세계 챔피언이란 영예가 함께 주어지는 한판승부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보브 애럼 등 거물 프러모터의 후원을 받는 카바할은 88년 서울올림픽 라이트플라이급 1회전에서 한국의 금메달 후보 오광수를 꺾은 뒤 은메달을 따내 한국 복싱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복서.
올팀픽 후 프로로 전향한 카바할은 90년 태국의 강타자 키티카셈을 난타전 끝에 7회 KO로 제압, IBF 챔피언에 오른 뒤 27전승(14KO) 을 구가하며 경량급 주가를 계속 치솟게 하고 있다. 신장 1m55의 단구에도 불구하고 속사포 연타가 장기.
곤살레스는 이열우 장정구 임정근 김광선 등 내로라 하는 한국경량급 간판스타들을 차례로 격침, 잘 알려진 얼굴이다.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지만 지칠 줄 모르고 밀어 불이는 저돌적인 인파이팅은 가위 폭발적으로 김광선에게 거의 잃었던 게임을 12회에 주먹 한방으로 되찾았다.
데뷔 초기 15연속 KO승을 질주하기도 했던 곤살레스의 전적은 35승(26KO) 1패. 최경량급답지 않게 메가톤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바할의 소나기 연타와 주먹 강도면에선 이미 라이트플라이급을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곤살레스의 묵직한 주먹이 맞부딪치면 싱거운 판정보다 화끈한 KO승조가 예상돼 팬들의 호기심을 잔뜩 부추기고 있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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