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엘리트 집단의 회의적 태도 불안감 부추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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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으세요? 그럼 웃으세요”. 긍정심리학은 행복이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중앙포토]

  책제목은 우리가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게 되었는데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더 늘어났다는 사실을 일컫는다. 지은이가 미국의 저널리스트니, 여기서 ‘우리’는 미국인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 5억 명을 뜻하지만 세상을 보는 색다른 눈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우리 독자에게도 의미 있고 또 유용하다.

 지은이는 각종 통계를 들어 대부분의 선진국민들이 예전의 왕족보다 잘 살게 되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높아진 실질소득, 늘어난 평균수명, 커진 일인당 주거공간, 낮아진 이혼율과 범죄율, 풍부하고 계절을 가리지 않는 먹을 거리 등이 그런 예다. 그런데도 “예전이 더 좋았다”는 이가 절반이 넘는단다. 이런 현상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든다. ‘작은 그림의 횡포’가 그 첫 번째다. 큰 긍정적인 그림 안에 들어있는 작은 그림의 부정적인 인상만 의식하는 현상이다. 식량부족을 해결보다 유전자변형 농산물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해결된 원래 문제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문제에 매달려 안달하는 게 인지상정이란다.

 엘리트집단의 회의적 태도도 불안감을 부추긴다. 상황이 좋을 때면 엘리트층의 중요성은 줄어들므로 이들은 자신의 중요성을 과시하기 위해 사건을 암울한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불확실한 나쁜 소식은 대서특필하면서 확실한 좋은 소식은 거의 다루지 않는 언론도 문제다. 휴대전화에 의한 뇌 손상, 극도로 드문 알레르기 등 100만 분의 1 확률의 위험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인류가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진화한 탓이라는 설도 소개한다. 웃으며 꽃 향기를 즐기던 조상들보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던 조상들의 생존가능성이 더 높았으리란 의미에서다. 평생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괴로울 정도로 자세히 보여주는 광고 홍수로 느끼는 ‘카탈로그 불안’, 그래서 불필요한 최신 모델을 자꾸 사들이는 ‘망치 열 개 증후군’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은이는 이런 현상을 벗어나기 위한 처방으로 긍정심리학을 소개한다. 왜 일부 사람들이 정신병에 걸리는가 분석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 기존 심리학과 달리 긍정심리학은 왜 다른 사람들이 이타적이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숭고한지 밝히는 데 주력한다. 그 결과 “행 복은 바이올린처럼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용서, 감사, 유쾌한 태도를 권한다. 예컨대 “용서는 용서받은 사람뿐 아니라 용서한 사람에게도 유익하다”며.

 또한 우리 삶이 대체로 호전되었다는 주장은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는 주장으로 오해하지 말라며 보편적인 건강보험과 ‘최저임금’ 실시, CEO의 탐욕 견제, 저개발국 지원 등 ‘더불어 살기’를 제안한다. 이와 함께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확언한다.

 양극화가 큰 사회문제가 되는 우리 실정에 비추어 읽어갈수록 메시지가 묵직해지는 책이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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