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잭슨(미축구·야구 왕녕의 스타)다시 일어서려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야구·미식축구에서 명성을 떨치다 엉덩이뼈 부상으로 선수생명을 마감한 보 잭슨이 금속뼈를 이식하며 투혼의 방망이를 휘둘러 그의 재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잭슨은 91년1월13일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LA레이더스의 러닝백으로 활약하다 신시내티 벵골스와의 경기도중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엉덩이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한 후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잭슨은 당시 혈관이 파열되고 피가 멈추지 않았으며 신경계통마저 손상돼 걷지도 못했다. 이에따라 레이더스와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까지 그를 방출, 사실상 프로스포츠에 발붙일 곳이 없게 됐다. 그러나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 삭스가 도박을 감행, 갈곳 없는 잭슨을 받아들였다.
3년 계약으로 시카고 화이트 삭스 유니폼을 입은 잭슨은 부상 부위가 계속 악화, 은퇴를 권유받기에 이르렀다.
고민과 방황을 거듭하던 잭슨은 지난해 3월 팀 트레이너인 허먼 슈나이더와 상의, 혈관을 도려내고 플래스틱을 박는 수술을 받기로 결단을 내렸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잭슨은 예전의 걸음걸이를 되찾고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재기의 훈련에 돌입, 주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
잭슨은『고통은 사라졌다. 이젠 잃어버렸던 시간을 위해 달리는 일만 남았다』고 목표를 뚜렷하게 밝혔다.
최근 잭슨은 특유의 빠른 주력과 날카로운 스윙이 살아나 팬들과 구단측을 기쁘게 하고 있다.
목발 신세로 걷지도 못했던 잭슨은 현재 홈에서 1루까지 3.8초에 주파하고 2루, 3루까지는 7초, 10.1초에 달리는 등 완전한 옛 모습을 되찾고있다.
젠 라몬트감독도 1년전만 해도『속았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나 이젠 취약 포지선인 좌익수나 중견수를 맡겨 외야 공백을 메우는 구상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구단측은 당초 잭슨과 3년 계약을 해 91만달러(7억2천만원·93년분)의 연봉을 날릴뻔 했으나 컨디션 회복으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구단측은 오히려「잭슨이 재기한다」며 관중 유치 작전을 세우는 등 입장권 판매계획에 잭슨을 이용하고 있다. 20게임 연속 입장권을 1백60달러에 파는 패키지권을 잭슨의 재기를 이용, 「히프 시즌 티킷」이란 이름을 붙여 팔고 있다. 그러나 성급한 기대는 아직까지 금물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2년간 공백은 2년간 훈련이 뒷받침되어야만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장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