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북 핵정책 완화 시사/“특별 핵사찰받으면 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태소위장/남북사찰 규정마련 요구서 후퇴/“주한미군 핵부재” 첫 확인
개리 애커만 미 하원 외무위 아태소위 위원장(민주)은 27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들인다면 미국과 북한은 점진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애커만위원장은 이날 서울 한양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기념강연을 통해 『북한은 핵개발 의혹을 반드시 만족스럽게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애커만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은 물론 남북한간에 상호사찰 규정을 마련하고,이 규정에 따라 민간시설과 군사시설에 대한 첫 사찰이 종료돼야 미국과 북한간의 정책수준대화가 가능하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의 방침보다 조건이 훨씬 완화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애커만위원장은 또 『최근 주한미군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미국의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핵무기 부재사실을 분명히 확인했다.
한편 애커만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핵통제공동위 부위원장인 정태익 외무부 미주국장은 『애커만위원장은 행정부인사가 아니어서 내용을 잘 몰라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며 『한미 양국간에는 기존의 방침을 변경하려는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커만위원장이 의회에서 미국의 대아태지역 외교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북정책의 변화여부가 주목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