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정씨 "고소 취소 안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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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는 11일 "경향신문과 박근혜 경선 후보 측 유승민.이혜훈 의원, 서청원 전 의원에 대해 검찰에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대리인인 김용철 변호사를 통해 "지금이라도 피고소인들이 공개 사과하면 고소를 취소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고소인인 유승민 의원 등은 일제히 "잘못한 일 없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관계기사 4, 5면>

이명박 캠프의 박희태 경선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 결과 고소인(김재정씨) 측에 고소를 취소토록 권유키로 결정했다"며 "캠프 내 고소 취소 반대 의사가 상당히 강했지만 명예훼손 사건이 조기에 종결되지도 않을 테고, '김대업식 수사'로 진행될 게 뻔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소 권유 결정을 전해들은 이 후보의 처남 김씨는 "의혹이 제기된 부동산과 회사 지분은 모두 내 재산으로, 1%도 이 후보와 관련없다는 사실이 1999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김씨는 "한나라당은 고소 취소를 권유하기 앞서 저와 ㈜다스가 본 명예훼손 피해에 대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사과하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김재정씨가 고소 취소 거부에 대해 이 후보 측과 사전에 따로 상의하지는 않았다"며 "고소한 이상 진실을 밝히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광주를 방문한 이 후보는 처남 김씨의 입장에 대해 "(김씨의) 얘기도 안 들어보고 일방적으로 (캠프가 권유)한 것이냐"며 "캠프 사람들 말을 좀 들어보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 측 이혜훈 대변인은 "캠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고소 취소의 명분을 쌓아 나가려는 잘 짜여진 고도의 작전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가 고소한 사안은 ▶경향신문이 김재정씨의 부동산 거래 명세를 소개하며, 개발정보를 미리 입수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 ▶유승민 의원이 이를 토대로 의혹을 제기했고▶이혜훈 의원이 천호동 주상복합건물 개발의 특혜 의혹을 주장한 부분 ▶서청원 전 의원이 "도곡동 땅은 이명박 후보의 땅"이라고 주장한 대목 등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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