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통일부총리·안기부장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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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완상부총리/이념보다 민족화합·행복이 중요/남북통일 정책의 기관차역 다짐
『통일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아무리 뜨겁다 하더라도 감상적인 통일지상주의와 냉전논리식의 관변통일관은 꼭 극복해야 합니다』 『정경유착·부정부패 등 고질적인 한국병이 지속돼온 객관적·역사적 조건이 바로 분단인 만큼 새한국건설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신임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26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의 주변정세,북한내부의 변화조짐 등으로 미뤄 지금까지 추상적으로 와 닿던 통일이 역사적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라며 『앞으로 통일원이 남북통일에 있어 정책적인 기관차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또 『사상이나 이데올로기 보다 민족의 통일·화합·행복이 중요하다는 신념이 확고하다면 핵문제,이인모씨 송환문제,팀스피리트훈련 문제 등 현안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중책을 맡으신 소감은.
『통일을 합리적·현실적·이상적으로 실현시키는 역사적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국민들의 다양한 통일여론을 어떻게 수렴하시겠습니까.
『김영삼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 시점에서 통일정책을 펴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들 가운데는 진보세력·보수세력도 있고 학생과 재야세력도 있습니다. 이들의 통일여론을 한 방향으로 수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통일정책을 주관하는 장관들이 모두 학자들로 구성돼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반드시 구시대의 행정경험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통일관련 부서의 장들이 모두 가까운 분들이고 성격도 비슷해 일이 잘 풀려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안기부의 역할과 통일정책에 있어서 업무조정은.
『과거보다 더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신임 안기부장은 합리적이고 개혁지향적인 만큼 김영삼대통령 시대에 알맞는 안기부 역할을 재정립해 나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안기부장관은 학계에서부터 친구 사이로 깊은 문제에까지 이해할 수 있는 우정의 바탕이 있습니다.』<박의준기자>
◎김덕안기부장/정치사찰 청산·밝은 정보문화로/안기부 국민 신뢰받도록 힘쓸 것
김덕신임안기부장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기자실에 들러 안기부의 정치사찰 중지 등에 관한 입장을 피력했다.
학자출신으로 안기부장에 기용되어 관심을 끈 김 부장은 『안기부장이 여기(기자실)에 와서 얘기한 것 자체가 처음이자 큰 변화일 것』이라고 안기부의 대변혁을 시사했다.
다음은 김 부장과의 일문일답.
­취임소감은.
『저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무척 힘겹고 어려운 자리를 맡은 셈이나 문민시대가 시작되고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시점에서 국가의 생존발전을 위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이 자리를 맡았다.』
­앞으로 안기부가 할 일은.
『국민의 애정과 신뢰를 갖는 안기부로 가꿔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새로운 정보문화의 창출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어두웠던 정보문화를 밝은 정보문화로 바꾸도록 촉매역할과 산파역할을 했으면 한다.』
­구체적인 안기부의 개혁방안은.
『과거 안기부의 부정적 이미지 요인이었던 정치사찰기능을 과감히 이탈해 국가이익을 위해 새로운 정보를 개척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첫째,해외정보와 둘째,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으므로 대북정보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국가를 위해 필요한 기능과 역할은 확대·발전시키고 적절치 못한 기능은 축소하는 등 기능과 위상을 재조정해 나갈 것이다. 안기부를 부정적인 눈으로만 보지 말고 긍정적인 눈으로 보고 아껴달라.』
­김 대통령과의 인연은.
『김 대통령 야당시절 가끔 뵌 적이 있다.』
­대선당시 선거공약 작성에 관여한 일이 있는가.
『별로 관여 안했다.』
­자문교수를 하지 않았는가.
『개별적으로 불렀을때 간간이 얘기한 것 뿐이다.』
­인원을 감축하거나 기구를 축소할 계획은.
『아직 업무파악을 못해 제도적인 문제까지는 언급할 처지가 아니다.』
­안기부 임무와 관련,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가 있었는가.
『앞서 안기부 기능조정을 얘기했지만 안기부장은 대통령의 철학과 뜻을 받들어 하는 것 아닌가(당연하다는 것). 대통령이 내외정세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보좌할 것이다.』
­언제 안기부장 임명사실을 통보받았나.
『말하지 않겠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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