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뛰어넘는 환상적 사랑 『아름다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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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클로드 를루슈 감독-. 『남과 여』(66년) 의 그의 진가를 다시 맛보게 하는 아름다운 영화가 『아름다운 이야기』다.
『사람간의 만남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모든 만남에 우연이란 없다」는 불교의 인연론을 접목, 시공을 넘는 환상적인 사탕의 순례를 보여주는 영화다.
2천년 전 예수와 창녀 오도나, 벌꿀처녀 마리, 조각가 피에르, 로마병정 시몽은 유대인 처형장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게서 강렬한 인연의 눈길을 주고받는다.
2천년 후 예수는 예수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며 집시의 아들로 태어나고 오도라는 겉은 불량하나 속은 천사 같은 부랑처녀로 파리 시내를 떠돈다. 그리고 시몽은 형사로, 피에르는 그림 중개상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화는 이 다섯 사람의 운명적 해후를 중심으로 기억 저편에 숨져진 인연의 실타래를 선명한 색조와 구도, 둥글게 돌아가는 허니문 카의 상징을 통해 풀고 있다.
루이말 감독이 『를루슈의 카메라 워크는 신의 은총을 받은 듯하다』고 흥분한 것이 지나친 과장이 아닐 만큼 맑은 서정성과 스펙터클한 힘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화면에 조화해낸 카메라 워크가 뛰어나다.
를루슈와 함께 『남과 여』의 음악으로 출세한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 창녀와 전사의 분위기가 공존한다는 베아트리스달의 연기도 특기할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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