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두고 지하철로/여유있는 출근길/도심체증 심해 직장인들 새풍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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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시간 고생길이 45분으로 단축/자녀등교 등 「주부 전용차」활용
교통체증이 도심지역에서 외곽까지 확대되고 러시아워대가 출퇴근때에서 온종일로 연장되는 등 교통사정이 날로 악화됨에 따라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승용차를 가까운 지하철역까지만 이용하고 지하철로 도심에 있는 회사까지 출근하는 손수운전자들이 증가,환승역 주변에 설치된 역세권 주차장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승용차의 용도를 출퇴근용이 아닌 주말레저·자녀 등교용으로 인식하는 가구가 점차 늘고 있으며 주부들의 부업용으로 전용하는 경우도 많다.
◇지하철 환승=현재 도심으로 이어지는 시외곽지역의 지하철역 주변에 설치된 역세권 주차장은 2호선 성내역,3호선 사당역 등 모두 17곳으로 총 3천여대의 승용차를 동시주차시킬 수 있는 규모다.
서울시 관리공단에 따르면 90년만해도 80%를 간신히 웃돌던 역세권 주차장 이용률이 92년 12월엔 평균 96%를 넘어섰다. 출근시간대인 8시 이후의 오전시간중에는 하루평균 1백30%에 달하는 등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주차장 이용객의 90% 가량이 월 4만원의 정기주차권을 이용하고 있다. 이중 90% 이상이 차를 두고 지하철을 이용,출근하는 것으로 공단측은 추정하고 있다.
공단측은 이처럼 이용객이 늘자 올초 사당·양재역 주차장 입체화공사에 들어갔으며 창동역 주차장을 확충,9백대의 승용차를 동시주차할 수 있는 대규모 환승센터를 건설하고 8월 개통예정인 서울 대치동 학여울역 등 세곳에 역세권 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창동역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최광호씨(41·회사원·서울 상계동)는 『오전 6시40분 집에서 출발,사당동에 있는 회사까지 자가용으로 2시간이상 걸렸으나 지하철을 이용한뒤부터 오전 8시쯤 나와도 주차장까지 10분,지하철로 회사까지 45분 등 1시간이 채 안걸려 훨씬 여유있는 출근길이 됐다』고 말했다.
◇종일 주차=자가용 출근을 포기하는 손수운전자가 늘어나는만큼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 주차장엔 하루종일 주차돼 있는 승용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성내동 장미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단지내 주민들이 보유한 승용차대수가 총 3천4백여대에 이르나 매일 30%에 가까운 1천2백여대가 하루종일 주차돼 있다.
자가용이 출근에 이용되는 대신 주부들이 지하철역까지 남편을 태워주거나 자녀 등교용 또는 주부의 부업용 등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분당주민 김희규씨(37·여)는 『지난해 운전면허를 딴 뒤부터 아침마다 남편을 성내역까지 태워주고 국교생 딸을 등교시킨뒤 부업으로 하고 있는 양품점에 필요한 물건을 성남시장 등지에서 구입해오는데 자가용을 사용,용도가 훨씬 다양해졌다』고 말했다.<이훈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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