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지망생과 소녀의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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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문예극장의 폐지이후 이렇다할 단막극을 내놓지 못한 KBS가 3월3일 창사20주년 특집극『시인을 위하여』(연출 김재현·극본 오수연)를 선보인다.
예술성 높은 TV드라마의 태부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드라마 극본공모(92년) 당선작인 이 작품은 한 시인 지망생과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청순한 소녀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이야기 줄거리보다 주인공의 심리묘사와 장면전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인을 위하여』는 실제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환상 속에서 실현시키는 독특한 영상을 추구하고 있다.
이상으로 여겨 좇던 사랑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도 현실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환상을 좇는 시인의 초상에서 절망적인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그 환상의 힘으로 예술을 창조해내는 예술가의 입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인 시인 역에는 최근 『TV손자병법』 『내일은 사랑』 『희망』 등의 드라마에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는 윤다훈이 캐스팅 됐다.
환상 속의 여인 제이 역은 CF모델 출신으로 TV드라마에 처음으로 얼굴을 보이게 되는 황인정이 맡아 깜찍한 외모로 안방극장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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