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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씨 “나는 무관”발뺌/와해 임박… 국민당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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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코미디쇼 안나가게 “거명말라”주문/잔류파 의원들 극단표현쓰며 규탄
국민당의 정주영전대표가 측근 의원들에게 탈당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단 잔류쪽에 선 일부 의원들은 일제히 그를 성토하면서 15일 새대표를 선출키로 하는 등 체제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렇게 되자 정 전대표는 의원들의 집단탈당 움직임이 『나와는 무관하다』고 전화를 걸어 발을 빼는 등 자신에게 집중되는 비난을 차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주영 전대표는 전화를 걸어 『내가 마치 의원들에게 탈당을 유도하고 있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을 떠난 사람으로서 의원들에게 탈당하라 마라할 입장이 아니며 또 그럴이유도 없다』고 강조.
변 대변인은 『울산으로 찾아가겠다고 했더니 시간이 더 흐른 뒤에 만나자고 하더라』면서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다. 최소한 나는 정 전대표로부터 탈당지시를 받은 일이 없으니 탈당파로 분류하지 말아달라』고 주문.
그러나 자신들을 잔류쪽으로 분류한 일부 의원들은 『정 전대표가 측근 의원들에게 탈당을 지시했음이 여러군데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그가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이를 모면키 위해 더블플레이를 하고있는 것 같다』고 분석.
○…잔류파 의원들은 전례없이 원색적인 용어로 정 전대표를 비난.
김정남총무는 『무더기 탈당을 배후에서 조정하는 사람이 있다. 여권의 사주는 결코 아니다』고 정 전대표를 겨냥한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공격. 그는 또 『그 사람이 주판을 퉁기고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이다』면서 『코미디쇼에 출연하고 싶지 않으니 내 이름은 거명하지 말라』고 요청.
박철언최고위원도 『과거 정 전대표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으나 요즈음의 행동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세계정치 사상 유례가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이방원수석전문위원 등 전문위원 26명은 13일 「국민당 구당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결의문을 통해 「정주영 일당」「정치사기극」「파렴치한 작태」「인격파탄적 행태」등 극단적인 표현으로 정 전대표를 규탄.
○…입당파 등 잔류의원들은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로운 대표를 선출키로 하는 등 당 존속을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의원들의 동요가 가라앉지 않고있어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
대표선출을 위한 최고위원회의 소집사실은 지난달초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그동안 당무를 거부해온 김동길의원에게도 통고. 그러나 김 의원은 참석여부에 대한 확답없이 이날 오후 산행에 나섰는데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가 15일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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