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새해도 못말려"… TG, KTF 대파 선두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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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로농구 TG삼보의 선두 질주는 2004년에도 계속된다.

TG삼보는 2일 홈경기에서 2년차 김주성(23득점.8리바운드)과 노장 허재(6어시스트)를 앞세워 3연승을 구가하던 KTF를 94-73으로 대파했다. 전날 LG에 덜미를 잡혀 연승 행진이 6에서 그쳤지만 곧바로 승수를 추가하며 23승7패를 기록,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TG삼보가 65-42로 리드하던 3쿼터 6분30초쯤. KTF의 리온 트리밍햄이 코트를 횡으로 가르는 긴 패스를 던졌다. 순간 허재가 몸을 날려 볼을 가로챘다. 몸이 라인 밖으로 나가는 순간 비하인드 패스로 볼을 김주성에게 연결했다. KTF의 골밑으로 달려가는 세명의 선수들. 김주성이 리온 데릭스(9득점)에게, 데릭스는 다시 앤트완 홀(26득점)에게, 홀이 다시 데릭스에게 패스했다. '쇼' 같았다. 데릭스가 마무리짓는가 했으나 볼은 림 위로 올려졌고, 홀이 시원한 엘리웁 덩크로 마무리지었다. 원주 치악체육관 전체가 들썩했다. 점수차도, 분위기도 되돌릴 수 없었다.

국내 선수 첫 블록슛왕을 노리고 있는 김주성은 외국인 선수에게서나 볼 수 있는 플레이로 1쿼터부터 경기를 장악했다. 데릭스의 패스를 엘리웁 덩크로 마무리짓는가 하면, 림을 외면하는 동료의 슛을 골로 바꿔 놓았다. KTF의 외국인 선수 트리밍햄의 슛을 블로킹하는 묘기도 보여줬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새해 들어 만으로 39세가 된 허재의 활약이었다. 허재는 이날 2쿼터 중반에 코트에 들어와 12분14초를 뛰었으나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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