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느낌!] ‘노장’들의 살아 숨쉬는 조각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0면

최병상, ‘봄의 소리 Ⅲ’, 45x35x40cm, 스테인리스 스틸과 홀로그램, 2007.

서울대 조소과 출신의 원로 조각가 최종태(75)·최병상(70)씨의 작품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예술원 회원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인 최종태씨는 화랑 1층에 구작부터 올해의 신작에 이르는 인물조각 10점과 회화 20점을 전시 중이다.

머리 부분을 옆으로 누른 듯한 그의 조각은 극단적으로 간결한 형태미와 섬세한 윤곽선이 특징이다. 절제된 아름다움과 심미적 인간애를 담은 작품들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 구도자적 자세 등을 느끼게 한다. 작가 자신은 “아기를 다루듯 형태를 다룬다. 형태가 제 스스로 생명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돕는 일이 조각가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전시엔 조각의 근원이 되는 드로잉과 최근 새롭게 작업하는 수채화와 파스텔화도 함께 내놓았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학장과 한국 홀로그램 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최병상씨는 화랑 2~4층에 레홀로그램 등을 이용한 입체 33점, 평면 10점을 전시 중이다.

 홀로그램이란 레이저 광선으로 2차원 평면에 3차원 입체를 묘사하는 기술. 그의 조각은 과학과 예술의 결합이되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담은 경우가 많다.

최종태, ‘Figure (얼굴)’ , 73x48x24cm,청동, 1996.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조각의 한 면에 입힌 홀로그램에 빛을 비추면 안에서 입체 영상이 보인다. 관객은 3차원 조각의 한 면에서 또 다시 3차원 영상을 보게 되는 셈이다. 영상은 현실 세계의 중력이 사라진 초월적이고 영적인 세계의 표현이다. 세계의 혼돈을 연상케하는 수많은 선 속에 십자가의 예수상이 손을 움직이는 동영상 홀로그램도 있다. 특히 4층 전시장에는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레이저 설치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관객이 손뼉 소리를 내거나 작품을 손으로 직접 건드리면 그때마다 레이저 영상이 바뀌면서 조각 위에 비친다. 16일까지, 02-734-0458.

조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