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평창] 3국 정상, 총회장서 만나 선전 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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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일 과테말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막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오스트리아의 알프레트 구젠바워 총리와 만났다. 1일(구젠바워 총리), 2일(노 대통령), 3일(푸틴 대통령) 각각 현지에 도착해 열띤 유치 활동을 벌인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들은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며 서로 선전을 다짐했다.

노 대통령이 "소치는 준비가 잘되고 있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아주 준비가 잘되고 있다. 오래간만에 뵙게 돼 참 반갑다"고 대답했다.

노 대통령은 개막식 직후 국립극장 앞 야외에서 열린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윤강로 평창유치위 국제사무총장의 안내로 리셉션장을 돌며 IOC 위원 50여 명과 일일이 인사를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 및 리셉션 행사가 총회 기간에 공식적으로 IOC 위원들과 개별 접촉을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한 시간 동안 거의 1분에 한 명꼴로 IOC 위원들을 만나 평창 지지를 당부하는 '초스피드 유세'였다. 이 중 20여 명과는 사진도 함께 찍으며 마지막 득표전을 했다. 이 자리에서 장웅 북한 IOC 위원도 만났으며 장 위원은 노 대통령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찾아다닌' 노 대통령과 달리 푸틴 대통령은 리셉션장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소치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온 IOC 위원들을 응대하고 인사하는 '기다리는' 방식이어서 대조를 보였다.

◆경호원 만류도 뿌리치고 발품 팔아

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총회 개막식 전날인 3일, 오후 11시까지 정력적으로 유치 활동을 했다. IOC 위원들의 숙소인 인터콘티넨털 호텔을 찾아간 노 대통령은 수십 명의 IOC 위원들을 일일이 만나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마침 잘츠부르크 유치 활동을 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레오 왈너 위원을 만나자 노 대통령은 "우리 모두 꿈 잘 꿉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호텔을 떠나려다 갑자기 방향을 돌려 로비에 있는 바(Bar)로 향했다. 경호원들이 만류했으나 노 대통령은 "(이왕 하는 건데) 끝까지 합시다"라며 바로 들어갔다. 바에는 IOC 위원들뿐만 아니라 국제스포츠기자연맹(AIPS) 부회장 등 많은 유력인사가 있었다. 노 대통령의 예기치 않은 방문에 이들은 처음엔 놀라는 모습이었으나 곧 반갑게 환영했다. 노 대통령은 윤강로 사무총장의 도움을 받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고, 여러 차례 큰 웃음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왔다. 로비에 있던 소치와 잘츠부르크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은 허를 찔린 듯 당황해 하는 모습이었다.

과테말라시티=성백유.박승희 기자<pmaster@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쇼트트랙 국가대표를 지냈던 김소희씨(左)가 4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 인터콘티넨털 호텔 앞에서 어린이들에게 사인해 주며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과테말라시티=연합뉴스]


◆올림픽 개최 도시 투표=한 후보 도시가 과반수를 얻을 때까지 실시한다. 역대 겨울올림픽 개최지는 여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 때는 무려 7개 도시가 후보로 나섰고, 6차 투표 끝에서야 승부가 갈렸다. 98년 나가노 올림픽 역시 5개 도시가 경쟁 끝에 5차 투표에서야 판가름 났다. 지금처럼 전자투표 시스템을 채택한 것은 2000년 시드니 총회 때부터다. IOC는 선명한 투표임을 알리기 위해 99년 서울 총회 때부터 폐쇄회로(CC)TV를 통해 투표 및 PT 장면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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