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대책」후 실세금리 전망/하락세 지속… 12%이하엔 회의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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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물가·통화관리가 등락 최대변수
1·26금리인하의 성패를 좌우할 실세금리 동향은 앞으로 어떤 궤적을 그릴 것인가.
올들어 회사채의 유통수익률 등 실세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보여온 가운데 26일 단행된 공금리 인하조치가 실세금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금융계의 가장 큰 관심이 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일단 현재의 실세금리 하향안정추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실세금리인 회사채 유통수익률(3년만기·은행보증 기준)의 경우 지난해초 연 19%선에서 지난해말에는 연 14% 수준까지 낮아진뒤 올들어서도 하락행진이 계속되며 27일에는 지난 87년 10월이후 5년여만에 최저수준인 연 12.8%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세는 ▲부동산값 및 물가의 안정과 이에 따른 인플레 기대심리의 진정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의 자금수요 둔화 ▲당국의 채권발행물량 조절에 따른 공급억제 등에 힘입은 것이다. 이들 하락요인들이 현재까지는 「유효」하기 때문에 향후 실세금리에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계속 미치리라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대우·대신·동서 등 각 증권사들은 이와 관련,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앞으로 0.5∼15%포인트 가량 더 떨어져 연 12∼12.5%까지는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12% 이하로까지 낮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우선 그동안의 하락세에 따른 이식매물이 만만찮게 쌓여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자금수요가 일기 시작하는 봄철이후에는 정부의 물가·통화관리가 실세금리변동의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거이후 별다른 통화환수가 없었으며 비수기라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시중자금사정에 여유가 있었다는 점은 최근 실세금리 하락세에 훌륭한 조역을 해왔었다. 그러나 2·4분기부터는 기업의 설비투자,건축·배당금·농업자금 등 자금수요가 일시에 몰리기 시작해 금리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도 이를 고려,2·4분기에는 통화관리를 올해 총통화증가율 목표(13∼17%)와는 별도로 15∼19%선에서 신축적으로 운용할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어 예년에 비해서는 자금경색의 정도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실세금리 자체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되오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져있는 것도 사실이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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