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이동통신기구|유통가격 "제멋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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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입품의 시장점유율이 우세한 휴대용 전화기·차량용 전화기·무선호출기 등 이동통신기기의 가격이 수입업체와 제조업체의 불합리한 가격책정으로 제멋대로 일 뿐 아니라 수입품의 경우 애프터서비스 체계가 미흡해 소비자불만이 높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박필수)이 지난해 10월말 10개 수입업체 및 제조업체와 77개 지방판매소 조사결과 나타났다.
핸드폰으로도 불리는 휴대용 전화기의 경우 모토롤라 반도체통신의 수입품「마이크로 택Ⅱ」제품이 권장 소비자가격보다 40만∼80만원이 싼 1백40만∼1백80만원에 팔리고 있는 것을 비롯해, 12개 기종 전 제품이 권장가격보다 4만∼80만원이 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명 카폰으로 통하는 차량용 전화기도 2개 기종의 판매가격이 권장소비자가격보다 6만∼29만원이 낮게 팔리고 있었다. 삐삐로 통칭되는 무선 호출기의 경우 대부분 기종이 권장소비자가격보다 1만5천∼10만8천 원 싸게 팔리고 있었지만 모토롤라 반도체통신의「브라보 플러스」「익스프레스」등 2개 기종은 거꾸로 각각 권장 소비자가격보다 2만1천 원, 1만9천 원이 비싸게 팔리고 있는 등 가격질서가 문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수입가격 또는 공장도 가격을 대비하면 평균 유통마진비율은 휴대용 전화기 69·7%. 차량용 전화기 81·0%, 무선호출기 93·2%로 마진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이는 권장소비자가격이 비현실적으로 높게 책정된 때문. 따라서 판매업자들의 가격할인여지가 크고 일부 업자들은 제품을 대량 구입한 뒤 덤핑판매를 하여 같은 제품가격도 판매업소마다 차이가 커 소비자 불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부산·광주 등 3개 지역 77개 이동통신기구 판매업소를 상대로 소비자불만을 조사한 결과 제품하자(57·1%), 다음으로 가격(35·1%)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시사항의 경우 수입 또는 공장도 가격을 표시한 업체는 모토롤라 반도체통신과 삼성전자의 제품만이 표시되어 있었고, 나머지 업체의 제품은 가격표시가 전혀 안돼 있었다.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때 필요한 수입 또는 제조업체의 전화번호와 애프터서비스 센터안내 등의 표시는 모든 업체 제품에 안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프터서비스 망의 운영실태 조사결과 국내 이동통신기구시장의 50·8%를 점유하고 있는 모토롤라 반도체통신등수입품 공급업체들은 서울본사에만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방에는 무신호출기의 경우에만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도시에 애프터서비스 지정 점을 선정, 애프터서비스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입품을 사용하는 지방소비자들의 경우 서울에 있는 본사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하므로 수리한 제품을 되돌려 받기까지는 보통 2주일이상 걸리고 서비스부품이 부족한 경우 한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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