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빅뱅'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자본시장 빅뱅의 막이 올랐다. 증권사.자산운용사.종합금융사.선물회사.신탁회사 영역을 하나로 묶은 금융투자회사와 은행, 보험사 3대 축으로 금융권이 재편되는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금융투자회사는 덩치를 키워 골드먼삭스처럼 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투자자들도 금융상품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

◆무엇이 달라지나=소비자 입장에서는 증권사 계좌를 통해 현금 입출금기 입출금, 공과금 납부, 계좌 이체, 신용카드 결제처럼 은행권과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투자자들은 직접 지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사무실로 '투자 권유 대행인'을 불러 펀드 같은 투자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게 된다. 지금까지 주식과 채권.통화에 한정됐던 파생상품 기초자산 범위도 넓어져 펀드상품이 다양해진다.

자통법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시행령과 감독 규정을 마련한 뒤 2009년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공포 후 1년6개월간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부 안전장치가 마련된다.

◆금융사 간 경쟁 치열해져=자통법은 금융투자회사가 매매.중개.자산운용.투자자문 같은 모든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간 통폐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금융투자회사가 생길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덩치가 작은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은 경쟁에서 버티기 힘들게 된 것이다.

증권업계는 벌써부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우리투자.서울.NH증권이 자통법에 맞춰 몸집을 불리기 위해 다른 증권사를 인수합병(M&A)하겠다고 선언했다.

은행들도 다급해졌다. 기존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회사로 모습을 바꾸면서 각종 상품을 개발, 은행의 고객을 빼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용.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