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의사없어 입원환자 사망/셔터내려 다른 병원 옮기지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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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안양=이철희기자】 병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한밤중에 혼수상태에 빠져 가족들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의사와 간호원 등 직원들이 셔터를 잠가놓고 모두 퇴근하는 바람에 숨졌다.
26일 오전 4시20분쯤 경기도 안양시 안양5동 622의 363 안양신경외과(원장 김신태·42)에 뇌졸증 증세로 입원중이던 김만성씨(80·안양6동 497의 17)가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간병을 하던 김씨의 딸 복순씨(38·여)가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40분만인 5시쯤 숨졌다.
복순씨에 따르면 아버지가 새벽녘에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간호사를 찾았으나 셔터가 밖으로 내려진채 직원들이 아무도 없자 「119구급대」로 구조를 요청,40여분만인 오전 5시쯤 출동한 안양소방서 구급대원들과 인근 냉천파출소 직원들이 셔터문을 밖에서 부수는 사이에 숨졌다.
이 병원에는 숨진 김씨를 포함해 1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으나 이날 당직을 맡은 원장 김씨와 간호사 5명 등 직원 15명은 전날 오후 10시쯤 셔터문을 밖에서 잠그고 모두 퇴근했다.
이와 관련,병원측은 『평소 야간에는 간호사 2명과 의사 1명이 당직했으나 설날연휴로 귀향했던 직원들이 일부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당직근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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