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탁구협회 새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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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15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재 추대된 최원석(동아그룹 회장) 대한탁구협회회장이 18일 원로급 부회장들을 퇴진시키고 젊은 일선감독들을 대거 상임이사 진에 수용하는 세대교체를 단행, 탁구 계에 새바람을 예고했다.
이번 신 집행부 구성에서 특기할 사항은 지난 85년부터 협회 부회장을 맡아 온「탁구 계의 대부」천영석 중고탁구연맹 회장과 지난 79년과 83년에 각각 부회장으로 피선, 10여 년이 넘게 협회 상층부를 구성해 온 한상국(57), 오상영씨 등 3명의 부회장이 집행부에서 탈락된 것. 또87년부터 전무이사로 협회살림을 꾸려 온 실세인 김창제 동아생명상무가 평 이사에도 남지 못한 채 물러났다.
91 지바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에서 코리아단일 팀의 총감독직을 대과 없이 수행했던 김창제씨는 최원석 회장이 고참 부회장들을 퇴진시키면서 함께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제외시켰다는 후문.
반면 최 회장은 그 동안 현정화 홍차옥 등 한국여자탁구의 간판스타들을 보유하고도 뒷전에서 맴돌던 이대섭(46) 한국화장품감독과 불만의 목소리가 높던 대우증권 팀의 서상길(42) 감독을 신임이사로 선임하는 등 의욕적인 40대 일선감독 7명을 새로 이사로 수용, 포용력을 보였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신 집행부 구성은 유망주의 발굴실패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비군선발전 경기방식 등 구태의연한 협회운영에 충격요법을 가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42회 스웨덴세계선수권대회에 일신된 분위기로 대비한다는 의욕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많은 탁구 인들이 40년 가까이 탁구 계에서 활동해 온 천영석씨의 부회장 탈락에 항의, 비일 하루 내내 간부회장의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진상파악 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탁구 계가 자칫 분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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