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4시간만에 “작전끝”/2차 걸프전… 연합군공격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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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불 미라주기 엄호속 스텔스기가 폭격/당초 공격예정 이틀전… 악천후로 연기
이라크의 계속적인 도발행위는 미국 등 연합국들의 공격을 유발,걸프전 연장상황을 야기했다.
연합군 전폭기들이 이라크 남부에 폭격을 가한후 이라크측은 서방국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겠다고 통보,일단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미국은 이라크측의 태도와 관련해 대이라크공격이 몇차례 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공습은 걸프해역에서 작전대기중이던 미 항모 키티호크 함상에서 3일 저녁 6시45분(한국시간 14일 0시45분) 35대의 함재기가 이륙하면서 개시됐다.
그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란기지에서도 미 공군기들과 프랑스 미라주 2000전투기 6대,영국의 토네이도 지상공격기 6대와 공중급유기 1대도 긴급 발진했다.
작전 참가기들이 받은 명령은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 인근에 위치한 이라크의 지대공미사일 포대와 그 관련시설들을 공습,파괴하는 것으로 비행장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방 3국 공군기들은 통상적 초계비행을 가장,이라크 영공에 진입한뒤 각각 사전에 배정받은 공격목표점을 향해 전투위치로 진입했다.
공격의 주임무는 방공레이다에 잡히지 않는 미 F­117A스텔스기들이,엄호임무는 프랑스 미라주 전투기들이 각각 담당.
3국 공군기들이 각 타격목표점 상공에 도달,공습에 들어간 시각은 밤 9시15분.
모두 4시간여로 예정된 공습비행에서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
공습의 기미를 감지한 이라크군 지상기지에서 대공포가 발사됐다. 그러나 밤하늘을 가르며 올라오던 예광탄들은 서방 작전기들의 작전고도에 훨씬 못미치는 곳에서 힘이 빠져 U자형 궤적을 남기며 어둠속으로 다시 사라져갔다.
스텔스기와 미·영 전폭기들에서 가공할 명중력을 자랑하는 레이저 유도 폭탄과 신형함(HARM) 지대공미사일들이 후미에서 불을 뿜으며 기체를 떠났다.
공습 총 소요시간은 불과 30분.
○…유엔안보리는 연합군 공격을 앞두고 13일 오전까지 회의를 열고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이라크의 불분명한 태도로 실패했다.
니자르 함둔 주유엔 이라크대사는 13일 정오쯤 안보리의장인 일본의 요시오 하타노대사에게 이라크의 유엔결의안 준수를 통보했으나 이때는 이미 미 전투기들이 북위32도 이남 비행금지구역안의 미사일기지를 강타하기 위해 출동한 후였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 집무실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비록 자신의 퇴임일이 며칠 남지 않았으나 이라크 공습을 지시함에 있어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고 밝히고 『우리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으로 하여금 유엔결의를 준수토록할 다짐을 가지고 있으며 이같은 결의는 매우 굳은 것』이라고 밝혔다.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임기를 며칠 밖에 남기지 않은 대통령이 이같은 군사적 조치를 한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나 부시대통령은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아침 의회지도자들에게 이라크에 대한 공습이 불가피함을 설명했고 존 메이저 영국총리,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에게도 이날 낮 공습이 시작될 것임을 통보했다.
부시대통령은 또 리틀록에 있는 클린턴대통령 당선자에게도 공습이 개시됐음을 통보했다.
○…당초 공습은 지난 11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12일 정오 무렵까지 계속된 악천후 때문에 연기됐다.
NBC방송은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서 이번 작전은 원래 11일(이라크 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된 직후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현지의 궂은 날씨때문에 이틀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당선자는 연합국들의 공습 사실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해 들어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전폭 지지했다고 조지 스테파노풀로스대변인이 14일 밝혔다.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14일 공습직후 서방연합국의 공습을 강하게 비난하는 한편 이라크가 미국과 연합국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밝혔다.
검은 베레모와 군복차림의 후세인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연설에서 『걸프전의 범죄자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하고 『그들은 모든 범죄자들과 마찬가지로 저주를 받게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존 메이저총리는 13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이번 공습으로 귀중한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터 포겔 독일정부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연합군의 이번 공격은 유엔결의안에 정면 도전한 바그다드정권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고 지지했다.
○…2년전 걸프전 당시 이라크로부터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연합군의 이라크공격을 환영하는 한편 이라크측이 또다시 스커드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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