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국제평화안 수락/보스나내전 종식발판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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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방의 군사조치 앞두고 전격수용
【제네바·사라예보 로이터·AP·AFP=연합】 보스나­헤르체고비나내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12일 보스나내전 종식을 위한 국제평화안을 수용,1만7천명의 사망자와 2백여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키며 9개월째 계속돼온 내전이 종식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도브리카 초지치 신유고슬라비아연방 대통령 대변인 드라고슬라프 란시치는 이날 베오그라드 라디오방송을 통해 카라지치가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꿔 불과 수시간전 거부했던 국제평화안을 세르비아 의회가 일주일내에 이를 인준하는 조건으로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번 평화안을 마련한 제네바평화회담 공동의장 사이러스 밴스 유엔특사와 데이비드 오웬 유럽공동체(EC)대표는 『일보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프레트 에카르트 제네바회담 대변인은 『세르비아 의회가 이를 반드시 인준할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면서 공동의장들은 카라지치가 의회의 인준을 기다리는 동안 평화절차가 지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르비아계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영국이 전투기와 군함·박격포 등을 보스나에 출동시킬 태세를 보이는 등 서방국가들의 추가군사조치가 임박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평화안타결이 회담에 처음 참가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로 평가했다.
밀로세비치는 자신이 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서방측의 비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평화회담에 처음으로 참가,초시치 유고연방대통령과 국제중재안을 수용키로 합의함으로써 카라지치를 고립시켰으며 카라지치를 설득,평화안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냈다.
한편 카라지치는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세르비아계 주민들에게 자신은 보스나내 세르비아 국가수립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에 타결된 평화안은 보스나­헤르체고비나를 ▲회교도·크로아티아인·세르비아안 등 다민족국가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외교권이외에 대부분의 국가권력을 갖는 강력한 10개자치주로 분할하며 ▲중앙정부는 3개 민족이 공동으로 구성한다는 것 등 9개항으로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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