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0% 벽 이번엔 뚫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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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손학규(얼굴) 전 경기지사가 전국 순회에 나선다. 다음달 1일 전남 장성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전국 중소 도시를 돌며 자신의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손 전 지사 측은 29일 "지난해 7월부터 100일간 전국을 돌았던 민심 대장정을 전례 삼아 현장과 접촉하며 손학규 브랜드를 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순회는 지지세 규합과 민생 정책 발표가 목적이지만 속내엔 정치적 계산도 깔려있다.

범여권 합류를 선언한 직후부터 친노(친노무현) 그룹들의 공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정면충돌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범여권 대통합을 넘어 국민 대통합까지 내건 마당에 친노 그룹과 각을 세우는 것은 범여권 후보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 맞대응 대신 민심 설득으로 방향을 세웠다.

친노 주자인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전남 여수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밀려 내려온 사람인데 한나라당과의 경쟁에서 대의명분이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1980년 5월과 87년 6월과 같은 민주화 운동의 고비 때 현장에 없었다는 비판과 한나라당에서 장관.도지사 등을 거쳤던 경력에 대한 반발이 범여권 일부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다. 손 전 지사 측 한 의원은 "정통성이 있네 없네 말싸움해 봐야 시빗거리만 계속된다"며 "좀 얻어맞더라도 민심에 직접 호소하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뚫리지 않고 있는 여론 지지율 10%를 돌파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이번 전국 순회의 또 다른 이유다. 경선이 시작되면 모든 범여권 주자가 손학규를 향해 달려들 수밖에 없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지지율을 높여 놓는 길이다. 한 측근은 "범여권 합류를 선언한 이제부터가 지지율 10%를 뚫는 적기"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도 "범여권 후보 경쟁에선 결국 여론 지지율 10%를 먼저 얻는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전날 전국 순회 일정을 잡으며 "지방에 있더라도 조건 없이 대통합에 참여키로 한 만큼 대권주자 연석회의가 마련되면 언제든지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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