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와인바까지~

한 여름 더위를 피해 걷기 좋은 장소로 양재천만한 곳이 없다. 도심의 빌딩 숲 사이를 자연과 함께 거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쉼터이다. 양재천에는 벼농사체험구간, 자연관찰소, 영동 1~6교 가로수길, 25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만들어낸 울창한 숲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양재천변에서 콘서트도 열린다. 빌딩 숲에 불빛이 들어서면 양재천변 잊지 못할 야경으로 바뀐다.
양재천에서 신나게 걷고 집으로 가기 전 영동 1교쯤 이르렀다면 쉽게 발길을 때기 힘들어진다. 코끝을 유혹하는 와인 향 때문이다. 이곳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바 크로스비’를 시작으로 북(北)측 둑길을 따라 ‘와인바’ 가 들어서면서 현재는 9곳이 영업 중이다. 숍마다 연령대, 개인 취향에 맞춘 특징 있는 디자인과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어 양재천과 자연을 같이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양재천을 바라보며 야외 테라스에서 마시는 와인 한 잔은 마치 유럽의 작은 도시에 와 있는 착각이 들게 한다. 100여 종 이상의 와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곳도 많아 와인 마니아들의 기호를 만족시키기에도 충분하다.
낮에는 어느 바에서나 간단한 식사가 가능해 주변 직장인들이 찾곤 한다. 저녁이 되면 와인바로 분위기를 바꿔 걷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바의 개성에 따라 고객층은 다양한 연령대를 이루는데 최근에는 주로 30~40대의 부부들이 양재천을 걷다, 들를 때가 많다고 한다. 젊은 층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 서초구에서는 이에 발맞춰 이곳을 ‘연인의 거리’로 특화(特化)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커플로 함께 와서 간단한 저녁과 하우스 와인 한잔에 와인과 가장 궁합이 좋은 치즈안주를 곁들인다면 4~7만 원 정도 예상하면 된다.

◇ 비나미코 (02)572-7375

최근 문을 열어 세련된 외관이 돋보이는 와인 바로 100여 종이 넘는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청담동 등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유명 와인을 마실 수 있다.

◇ 씨엘 (02)578-0771
바 크로스비와 함께 양재천 카페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와인을 주문하면 씨엘수제 치즈를 안주로 제공한다. 유기농 야채와 잼을 곁들인 점심 세트메뉴 가격이 저렴한 것도 특징. 점심시간 예약은 필수

◇크로스비 (02)576-7754
양재천 카페 거리에서 가장 먼저 개업한 와인바다. LP로 틀어주는 은은한 음악과 편안한 분위기 덕에 단골손님이 많고, 특이한 점은 종업원 모두가 소믈리에(와인 전문가)라는 점이다. ‘이달의 와인’을 선정해 손님들에게 추천하고 있으며 1등급와인도 취급한다. 인기 메뉴로는 찹스테이크가 있다.

◇ 미에뜨 (02)579-4477

예쁜 분위기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고, 카페 거리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테라스 좌석에서 보는 전망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저녁 시간 테라스 쪽 자리는 예약이 필요하다

◇ 에뜨 (02)572-4198
위스키&와인 바. 와인이나 위스키를 한 잔씩 간단하게 마시고 담소를 즐기다 가는 사람이 많다

◇ 하늘소 (02)578-1417
카페 거리에서 유일하게 우리말 간판을 달고 있는 곳으로 실내에 들어서면 지하에서 1층으로 이어지는 큰 밤나무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와인&다이닝(wine&dining)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우아한 식사와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고 부드러운 안심 스테이크와 100여 종이 넘는 와인을 갖추고 있다.

◇ 플루트 (02)529-5185
와인이나 위스키를 찾는 손님이 많고 우아한 분위기에서 한잔 즐기기에 좋은 곳.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나오는 토마토 메뉴가 인기

◇ 프린지 (02)577-0614
사장 모녀가 직접그린 유럽풍 그림과 꽃으로 뒤덮인 외관이 돋보인다. VIP 룸, 낭만적 오리지널 바가 특징이고 저녁에는 와이드 스크린으로 각종 공연실황을 보여준다. 앤티크 가구를 전시·판매하기도 한다.

◇ 프라넬 (02)576-5767
파스타와 리조토 종류만 20여 개에 달하는 등 식사 메뉴가 충실한 곳이다.
스튜파스타가 인기. 앤티크 가구와 벽화가 어우러진 실내가 인상적이다.

손희성 인턴기자 hssoh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