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외로운 사람들에 따뜻한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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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81세 쌍둥이할머니 음독자살/돌봐주는 친척없고 생활고 비관
80대 쌍둥이 할머니가 생활고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동반자살했다.
29일 오전 11시쯤 서울 구로4동 746 황진백씨의 집 2평짜리 단칸셋방에 세들어 사는 권경옥·경숙할머니(81)가 아스피린 1백여알을 나눠먹고 신음중인 것을 이웃주민 이정심씨(44·여)가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경숙할머니는 29일 오후 2시쯤,경옥할머니는 31일 오전 2시쯤 숨졌다.
현장에는 경옥할머니가 메모지에 볼펜으로 쓴 「그동안 보호해준 은혜를 못갚고 아파서 그만 갑니다. 우리 두 자매를 가련히 봐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생활보호대상자인 두 할머니가 돌봐줄 친척도 없이 어렵게 생활해 왔고 최근에는 거동마저 불편해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자살을 기도했었다는 이웃주민들의 말에 따라 이들이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은 구청에 거택보호자로 지정돼 1인당 매달 생계비 3만∼4만원,쌀 10㎏,노인수당 1만원씩을 동사무소로부터 지급받아 어렵게 생활해 왔다.
경옥할머니는 7년전 남편과 사별한뒤 딸집에서 살다 89년 딸집을 나와 동생인 경숙할머니와 함께 방을 얻어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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