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완장 찬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권한을 자기 이익, 집단 이익으로 환원시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수백 년 동안 아직도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갈등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에는 강자와 약자가 있으며, 강자들의 이기심이 사회 갈등의 핵심 요인이라는 얘기다. 대학들이 강자의 논리에만 매달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기자.정치인.교수를 '완장' 찬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이들을 강자로 본 것이다. 노 대통령이 얘기하는 강자는 '좋은 학교 나오고 성공한 분'(2003년 3월 11일 기자회견, 당시 형 노견평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을 겨냥한 표현. 남 전 사장은 회견 직후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으로 설명된다.
노 대통령이 말하는 '강자'의 대표는 서울대 출신이다. 대선 후보 시절 "서울대 출신들이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서울대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05년 9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는 "서울대 다닌다는 것 자체가 기회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강남 학생이 서울대 60%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8일 EBS 특강에서는 "서울대 안 가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고, 지방대학 출신이 지금 쟁쟁한 자리에 있다"며 전남대 출신의 이용섭 건교부 장관을 예로 들었다.
노 대통령은 학력 차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1000분의 1의 수재를 꼭 뽑으려 하지 말고 100분의 1 수재를 데리고 가서 교육을 잘할 생각을 하라."(2005년 7월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 "시험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의 욕심이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어서 안 된다."(2005년 5월 교사들에게 보낸 e-메일)
한양대 정진곤 교수는 "노 대통령은 '공부를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느냐'는 개인의 능력 차를 무시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며 "이는 국가가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