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틈만 나면 신문 스크랩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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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문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거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정보화시대 NIE의 정의입니다. 부디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많이 실린 신문을 통해 생활의 지혜를 얻는 습관을 들이기 바랍니다."

며칠 전 대구의 한 도서관에서 있었던 NIE 특강 연사의 말이다.

학생들에게 5년 넘게 신문을 활용해 가르치면서도 정작 NIE의 정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나에겐 그동안의 갈증을 풀어주는 쉽고도 명쾌한 답이었다.

나는 사실 NIE에서 뭔가 더 크고 많은 것을 얻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단순한 개념 정의를 하지 못해 혼란에 빠졌던 것이다.

그 전문가의 말처럼 매일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이 신문이다. 신문이라는 창을 통해 우리는 가깝고 먼 세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는 늘 신문은 새로운 정보를 주어 미래를 계획하고, 개척할 힘을 주는 삶의 길잡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학창시절부터 신문을 즐겨 읽었다. 그런 나의 극성 탓에 우리 아이들은 비교적 일찍 신문을 접했다.

나는 아이들의 교과 내용과 관련된 신문 기사들이 눈에 띌 때마다 스크랩해 교과서 갈피에 끼워놓았다. 참고서엔 없는, 참고서 내용보다 더 유익한 정보들이었다.

그 덕에 우리 아이들의 숙제는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되었다.

선생님들은 "이런 깊이있는 정보를 어디서 찾았니"라고 물으시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신문 때문에 항상 칭찬을 받은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품성도 따뜻하지만 또래들의 리더 역할을 했다.

얼마 전 내가 가르치는 초등학생들에게 NIE 강의 주제를 중앙일보에서 다룬 '칭찬'으로 잡았다. 칭찬 릴레이를 하며 내가 먼저 "유민이는 친구의 입장을 잘 배려할 줄 알지. 수빈이는 글씨를 예쁘게 쓰고"라며 한 명씩 칭찬했다. 그 다음엔 "너희들이 선생님 칭찬을 한 가지씩만 해보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신문에 나오는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잘 말씀해 주세요, 마음씨가 착해요, 늘 웃어요"등 칭찬이 쏟아졌다.

나이답지 않게 철이 덜 든 나는 그 소릴 듣고 좋아라 깔깔거리며 "정답이네. 선생님은 너희들을 보면 전혀 짜증이 안 나거든. 그래서 늘 웃게 되지. 그러니 내 마음씨가 착하다는 말도 맞고…."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행복감을 주체하지 못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남성숙(대구 NIE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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