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호남 시인들 합동시집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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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영·호남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이 지역감정과 갈등타파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경북의 이중기 장옥관, 전북 안도현 운룡, 부산·경남의 김태수 최영철, 광주·전남의 곽재구 임동확씨 등 경상도와 전라도 시인 54명은 최근 영·호남 젊은 시인 시선집『망월이 어디 광주뿐이랴』(시로 간)를 펴 낸데 이어 12일 오후7시 광주 금호문화재단강당에서「영·호남 젊은 시인대회」를 가졌다.
『반민주와 민주의 대결이 지역감정의 문제로 오도된 것에서 과감히 탈피, 시인들의 작가 됨 혹은 양식인의 입장으로서 있는 그대로를 발언한다』며 펴낸 『망월이 어디광주뿐이랴』에는 주로 상대지역을 노래한 54명의 시1∼2편과 함께 부산의 최영철 시인이 전라도 시인, 광주의 임동확 시인이 경상도시인의 시 세계를 조명한 평론도 싣고 있다.
『빛 속에 어둠이 있음을/가르쳐준 도시/어둠 속에 빛이 있음을/끝끝내 보여준 도시/봄에 피는 들꽃 하나라도/예사롭게 보아 넘기지 않게 해준/봄처녀 같은 도시』라고 부산 시인 김우태씨는 시 「광주」에서 광주를 노래하고 있다.
『조선 땅 푸른 하늘 열리고 경상도 전라도/억눌리다 빼앗기다 못하면/죽자 사자 벌떼로 더불어 일어난 역사 있어도/백성끼리 싸운 일 웬수진일 없다』고 전라도 시인 심호택씨는 시 「경상도 아지매 생각」에서 그릇된 지역감정 타파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12일 열린 「영·호남 젊은 시인대회」에는 영·호남시인 1백여명이 참석, 시 낭송 및 문학강연을 갖고 『이제 우리의 노래는 섬진강을 타고 영·호남을 넘나들며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부산에서 청진까지 우리나라의 신명난 바람으로 녹아 흘러 통일과 화해의 큰길로 가는 함성이 되게 하자』는 요지의 「전환기를 맞는 젊은 문학인의 선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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