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태/금융시장 경색우려/은·증감원 추적조사로 파문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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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표 최종사용자 확인 특검 은감원/현대증 인출 30억 소재파악 증감원
현대그룹의 자금유용에 대한 사직당국의 수사와 함께 은행·증권감독의 자금추적 조사까지 진행되자 연말을 앞둔 금융시장의 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를 포함,주가는 연6일째 내림세를 보였다.
은행감독원은 지난 5일부터 신한은행 종로지점 등 현대중공업의 자금이 움직이며 세탁과정을 거친 것으로 나타난 8개 은행의 본점과 지점에 1명씩 특검반 8명을 긴급파견,은행에서 발행된 수표의 최종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은감원은 특히 현대중공업에서 국민당으로 건너간 자금이 현재까진 수출대금으로 알려져 있으나 혹시 일부라도 은행대출금에서 흘러나간 것인지를 검사중이다. 은감원은 이 검사에서 일부라도 대출금으로 드러날 경우 곧바로 대출금을 회수함과 함께 적어도 몇달 이상 현대중공업이 새로운 대출금을 은행에서 갖다 쓰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의 주거래 은행인 외환은행도 은감원과 함께 모든 계열사의 자금흐름을 조사중이다.
한편 증권감독원은 지난 10월30일 현대증권이 1만원권 현찰로 30억원을 찾아간 것과 관련,이 돈이 국민당으로 넘어갔는지 여부를 중점 조사중이다. 당국에 따르면 10월29일 현대증권은 한미은행 여의도 지점의 현대증권 명의 보통예금 계좌에서 1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 3천장을 인출,이를 곧바로 제일은행 장사동지점에 가명계좌로 입금했다가 이튿날 모조리 1만원권으로 찾아갔으며 이 가명계좌는 즉시 없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측은 회사 돈은 아니며 고객이 맡겨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증권감독원은 또 올들어 현대그룹이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2천4백66억원의 자금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조사중이다. 증감원은 특히 9월 이후 사채발행분인 현대석유화학(2백20억원),현대건설(1백억원),현대상선(59억원) 등 8개계열사 6백29억원의 자금행방을 중점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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