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전시와 너무 똑같아 놀랍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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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의 가장 큰 보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비바 모차르트' 전시회를 개최했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 모차르트 전(展)을 찾았다. 왼쪽부터 에리히 막스(잘츠부르크 박물관장), 요안나 세니걸(모차르테움 재단 이사), 제네비에브 제프리(모차르테움 재단 이사장).[사진=김성룡 기자]


"모차르트 때문에 잘츠부르크를 찾는 관광객이 1년에 400만명입니다. 이들이 하루에 쓰는 금액이 평균 300유로(약 37만원)지요."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 모차르트 전(展)을 찾은 잘츠부르크 박물관장 에리히 막스는 "모차르트의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인구 15만 명의 작은 도시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 덕에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막스 관장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개최한 '비바 모차르트' 전시회에만 6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티켓 판매 금액만 70만 유로(약 86억 원)를 넘겼다.

막스 관장은 "박물관 외에도 모차르트의 탄생지, 그가 연주한 장소 등이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며 "정작 잘츠부르크 박물관 자체는 모차르트의 주요 유품들을 잘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모차르트의 친필을 볼 수 있는 첫 작품의 악보는 수백 년 전부터 잘츠부르크에서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비바 모차르트'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모차르트의 물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모차르테움 재단의 제네비에브 제프리 이사장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차르트 물건을 모두 공개전시한다면 더 큰 돈을 벌겠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물품의 보존"이라며 "우리의 모든 활동은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악보들은 한번에 3개월 동안만 전시하도록 잘츠부르크 시에서 규제한다"고 덧붙였다. 물품들에게 '쉴 시간'을 주는 셈이다. 모차르트의 실제 머리카락을 포함해 대부분의 물품은 지난해 '비바 모차르트'에서 처음으로 관람객과 만났다.

막스 관장은 "모차르트의 모든 물건은 잘츠부르크의 가장 큰 보물"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물품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다. "악보의 경우 온도 21~22℃, 습도 50% 정도로 맞춰야 한다. 조명 또한 10룩스를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이 관리의 '비법'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모차르트의 '수호자' 들은 오스트리아 밖의 첫 해외 전시 장소로 한국을 골랐다. 모차르테움 재단의 요안나 세니걸 이사는 "한국은 음악을 특별히 사랑하는 나라로 알고 있다"며 "전세계인을 이어주는 모차르트의 첫 해외 나들이 장소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1일 시작된 모차르트 전은 지난해 잘츠부르크의 '비바 모차르트'를 그대로 옮겨왔다. 세니걸 이사는 "11개 전시관의 벽 색깔까지 잘츠부르크에서의 전시와 완벽히 똑같아 놀라울 정도"라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전시는 9월 15일까지 계속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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