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이용활성화에관한법률'이 제정된 이래 여러 도시에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자전거 수송 비율은 10년이 넘도록 3%에도 못 미칩니다.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서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열악한 자전거 도로 환경 탓입니다. 심지어 자전거 길이 구색을 갖추기 위해 비좁은 보도를 나누어 설치되기도 합니다①. 그 결과 가로수, 버스정류장, 공중전화 부스 등 가로시설물로 인해 주행이 어렵고 시설물과 적재물을 피하다 행인과 충돌하기도 합니다. 도쿄의 경우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가 보편화돼 있지만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길을 분리하고②자전거 길 끝의 보도 턱을 없애는 등 자전거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우선시합니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천국으로 불리는 코펜하겐은 자전거 중심의 도로 체계와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의 98%가 차도와 보도로부터 구분된 자전거 전용구간으로 돼 있으며, 도심을 통과하는 전용구간은 청색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④. 영국 브리스틀의 경우도 자전거 전용 교통신호③와 횡단보도를 갖춰 도로상에서 원활한 연속 주행이 가능합니다.
프랑스 리옹은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하는 혁신적인 환승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⑤. 도심의 주요 지점마다 자전거 역이 설치돼 시민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전체 자전거 도로의 90%가 자전거 전용구간이며 보통 차도와 보도 사이에 둡니다.
오늘날 좋은 도시의 평가 기준으로 자전거 이용률을 적용합니다. 자전거 이용으로 시민과 도시는 함께 건강해집니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이제 가능한 한 자전거 길과 공유돼야 합니다.
권영걸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