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의/「대신」직원 8명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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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민사무실/이씨 자살 1시간전… 10명 회합/「공CD」외 다른 「현안」추정/이희도씨,인천투금과 수기통장 거래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이희도씨 자살 및 가짜 CD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는 24일 이 지점장이 자살하기 1시간전까지 사채업자 김기덕씨(43)의 기민건설 사무실에서 가졌던 「마지막 회의」참석자가 당초 알려진 7명이 아닌 10명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회의엔 이 지점장·김기덕씨외에 대신증권 김성진금융판매 담당이사를 포함한 대신증권 직원 8명이 참석,밤 11시50분까지 이 지점장이 건네준 공CD 1백억원의 발행취소 문제 등을 협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회의에 대신증권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 점으로 미뤄 당초 이들이 진술했던 CD발행취소문제 외에 다른 절박한 「현안」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그 내용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외견상 피해자로 주장하고 있는 김기덕씨와 대신증권측이 검찰 진술에서 대부분 말을 맞추고 있다고 판단,이들이 숨기고 있는 다른 「현안」문제가 무엇인지를 쫓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이 지점장 자금유용 중간 추적 결과를 넘겨받아 유용자금 최종 사용처에 대한 수사에 나서 발행 근거 없이 수기통장만으로 CD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난 인천투금으로부터 「받을 어음 추심수탁통장」을 근거로 거래 내용을 조사중이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이 지점장이 CD금리·사채금리의 차액을 노리고 은행에 보관중인 CD를 2중유통시켜오다 실세금리가 떨어지자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부실 채무자와 거래해오던중 사고를 빚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지점장의 개인거래 내용을 기재한 비장부 확보에 나서는 한편 이씨와 9천7백억여원 상당의 CD거래를 해온 김기덕씨를 상대로 사건의 발단이 된 채권 거래자를 쫓고있다.
검찰은 대신증권·인천투금을 상대로 은행측의 CD발행번호·입금계좌번호 일치작업을 벌여 이 지점장이 거래한 CD중 위조CD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캐는 중이다.
검찰이 넘겨받은 인천투금 통장에는 올 3월부터 7백30억원 상당의 CD를 거래하면서 이 지점장이 거래마다 10여차례 확인도장을 찍어준 것으로 되어있었다. 검찰은 현재 소지인이 밝혀지지 않은 인천투금이 거래한 CD의 원소유자를 밝혀내 매입경위를 역추적해 ▲이 지점장의 자금유용 총거래 규모 ▲최종 사용처 ▲자살에 이르게된 문제의 채권사고 등을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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