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유지·보양강정 약재로 인기|홍천 서석면 대추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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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예부 터 어르신네들께서는 제삿날이 되면 청정한 몸과 마음으로 제사를 드린 다음「대추를 먹으면 장수한다」며 대추 한알 씩을 드시곤 했다. 또 어린이들에게는 무서움도 안타고 병에도 안 걸린다 하여 제사상의 갱 물을 마시게 했다.
물론 이것들은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은 이런 속설을 그대로 믿고 실천하기도 한다. 특히 강릉지방에서는 처녀가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쉬 늙는다는 말이 있고 결혼할 때 신랑신부가 폐백을 드릴 때는 아들딸 많이 낳으라고 밤과 함께 대추를 던져 주는 풍습도 있다. 대추는 한약을 다릴 때도 거의 예외 없이 가미된다.
대추는 예부 터 홍천의 토종대추가 좋다고 한다. 물론 경남 밀양의 대추도 유명하고 충북 옥천, 경북 봉화 산, 강원도원주대추도 이름이 높다. 아무튼 어느 곳 대추든 우체국우편판매제도를 활용하면 손쉽게 양질의 대추를 장만할 수 있고 뜨락의 대추나무에서 수확해도 좋다.
대추는 이처럼 본디 젊음을 유지하고 보양강정의 효능이 있다 하여 약재로 뿐만 아니라 가을철 차 재료로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차를 다 리고 마시는 방법은 간단하다. 좋은 대추를 구해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린 뒤 주전자에 적당량을 넣고 은근한 불기운에 오래 끓여 틈틈이 마시면 된다. 바깥날씨가 쌀쌀할 때 훈훈한 방안에 앉아 꿀 섞은 대추차를 홀짝홀짝 마시는 것은 아주 낭만 스러운 일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대추를 소주에 담가 대추 술을 만들어 마시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밀봉하여 백일이상을 두라고 조언하고 싶다.
작은 항아리를 사용해 땅속에 묻어 두면 감 미가 빼어날뿐더러 약성도 강화된다고 한다.
단풍은 이미 사라졌지만 늦가을의 정취도 즐겨볼 겸 대추나들이를 떠난다면 선뜻 강원도서석면을 권한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횡성으로 접어들어 동북방으로 진행하면 아미산(9백61m 기슭에 자리한 홍천군 서석면이 나온다.
늙은 호박도 몇 개 고르고 동학혁명군 전적 비도 들러 볼만하다. <연호탁·관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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