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자동화에 큰 관심/옐친 삼성전자 방문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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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내가 본 회사중 세계최고” 서명/“러시아 잠재력 크다” 투자요청
○가전품 가격 물어봐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20일 낮 이한에 앞서 수원 삼성전자공장을 방문,전시장·VCR생산라인 등을 둘러보았다.
이건희삼성회장과 강진구삼성전자회장 등의 영접을 받은 옐친대통령은 전자기기전시장(휴먼테크 플라자)에 있던 32비트컴퓨터를 가리키며 『미국 제품과의 수준차이가 얼마나 되느냐』『반도체까지 여기서 다 만드느냐』고 묻자 이 회장이 『64메가D램 반도체까지 우리가 직접 만들고 이 컴퓨터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이라고 대답,옐친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깊은 관심을 표시.
옐친대통령은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로 레닌그라드 필하머니 오키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어보고 『콤팩트디스크도 사용할 수 있느냐』『달러로 환산하면 모두 얼마나 되느냐』며 전시된 가전제품 거의 모두를 직접 만져보거나 가격 등을 물어보았다.
옐친대통령은 삼성전자제품으로 꾸며진 가정자동화부문의 모형주방에 들러 이 회장이 『한국의 중·상류층이 이런 식으로 살고 있다』고 하자 식탁의자에 걸터앉아 보며 『이 회장은 더 좋은 집에 산다는 얘기군요』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기업근본은 사람”
○…이어 VCR조립라인을 둘러본 옐친대통령은 공장자동화가 인상 깊은듯 『사람이 필요없겠다』고 하자 이 회장은 『오히려 기업경영의 근본은 사람』이라며 『자동화로 줄어드는 인력은 기술연구소와 새로운 분야에 투입해 전체인력은 큰 변화가 없다』고 대답.
옐친대통령은 전시관 방명록에 「내가 본 회사중 세계유일의 최고회사」라고 쓰고 서명끝에 펜촉을 오래 찍어 잉크가 번지게하는 독특한 방법을 구사하며 장난스럽게 웃어 주위의 가벼운 웃음을 자아냈다.
○이 회장과 10분 회담
○…1시간동안 공장시찰을 마친뒤 옐친대통령은 공장 2층 회의실에서 이건희회장과 10여분간 단독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어 공장내에 마련된 오찬장에서 옐친대통령은 『러시아는 자유경제체제로 바뀌고 있고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삼성같은 회사가 투자할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고 이 회장도 『러시아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에 삼성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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