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3진왕「닥터K」…계약금 신화 "스트라이크"|이상훈 몸 값|『억+억』에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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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삼진왕에게만 붙여주는「닥터 K」의 가치가 2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몸값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아마야구의「닥터K」이상훈(21·서울고→고려대)이 마침내 계약금 책정을 위해 LG측이 마련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좌완 정통파인 이는 1m81cm, 77kg의 체격에서 뿜어내는 1백47km의 직구를 주무기로 올 시즌 한국야구 타이기록인 14타자 연속 삼진을 비롯, 12승1무2패의 전적 속에 1백1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대형투수.
LG가 지난4일 서울출신 대졸선수 1차 지명회의에서 주사위를 던져 우선 순위를 확보, OB를 따돌리고 이상훈을 지명하자마자 축하회식을 치를 정도로 이는 당장 실전에 투입해도 15승까지 올릴 수 있는 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LG는 이상훈의 명성에 걸맞게 지난해 정민태(태평양)가 받았던 1억6천만원보다 많은 역대신인 최고 계약금인 1억8천만원 정도를 계약 금액으로 내정하고 주말쯤 계약을 완결 지을 계획이며 16일 강정환 사장과 이가 첫인사를 나눴다. 이광환 LG감독은 팀 내에 1백45km이상 던지는 속구투수가 없어 결정적인 고비를 넘기지 못했으나 이가 가세하면 김용수 김태원 정삼흠 김기범 2년생 차명석과 더불어 마운드 로테이tus이 원활해져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82년 프로출범과 함께 최동원이 4천5백만원의 최고 입단 계약금으로 프로에 뛰어든 이후 85년 선동열(해태)이 1억원의 벽을 뛰어 넘은데 이어 한국 프로야구는 출범 11년만에 계약금 2억원에 달하는 대어를 맞게 됐다.
89년 서울고를 졸업할 당시 가능성 있는 투수로만 보여졌던 이상훈은 대학진학 후 박동희 (롯데) 의 그늘 속에 가려 기초체력 훈련만을 해온 게 오히려 어깨를 싱싱하게 보존하면서 현재의 볼 위력을 갖추게 됐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전화기 한 대 없는 단칸방에서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홀어머니 (52)와 살아온 이는 헝그리 정신이 몸에 배 정신력 또한 뛰어나다. 이는 한번 얻어맞은 타자는 반듯이 삼진으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오기투구를 하는데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대학3년간 맞수인 한양대의 구대성(빙그레 입단예정)에게 좌완 최고 투수자리를 넘겨줬으나 지난해부터 하체를 보강하면서 볼의 위력이 살아나자 구를 따돌리고 일약 아마야구의 제1의 투수로 자리잡았다.
이는『계약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면 조그만 집이라도 장만해 어머니를 편히 모시겠다』고 말했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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