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POLL] 李-朴 지지율 조사 제대로 읽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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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토론회와 검증 공방을 거치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율 추세가 관심거리다.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는 주장과 잠깐 영향을 받겠지만 대세엔 변함이 없다는 주장으로 구별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한 자릿수까진 아니라고 분석된다. 왜냐하면 조사기관마다 이 후보 지지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은 최근 2개월 동안 4개 조사기관이 실시한 이명박-박근혜 후보 지지율 추이다. 조사기관별로 지지율 편차가 작은 박 후보에 비해 이 후보 지지율은 10%포인트 전후의 편차를 보여주고 있다. 평소 이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선 4회 지지율 평균이 45.6%, 한국리서치 3회 조사 지지율 평균은 45.3%였다. 이 후보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리서치앤리서치와 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선 4회 지지율 평균이 각각 38.5%, 35.9%였다.

이-박 두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줄었다는 것은 6일 실시된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와 7일 실시된 글로벌리서치 조사에 근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두 곳의 조사결과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됐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고 말하기 위해선 이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조사기관의 결과를 기다렸다 확인해 봐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조사결과가 왜 이렇게 차이가 있을까. 조사기관별로 조사 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누가 다음 대통령으로 적합한가” 혹은 “다음 대통령으로 누굴 선호하는가”라고 묻는 곳이 있고, “오늘 투표일이라면 누굴 찍을 것인가”라고 묻는 데가 있다. ‘모름·무응답’을 대상으로 한 번 더 응답을 요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곳이 있다. 이에 따라 지지율 차이가 나타나는 곳도 있고 차이가 별로 없는 조사기관도 있다. 한나라당 양 캠프가 경선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 조사기관별로 서로 다른 지지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왜 다르냐고 따지거나 조사에 대한 불신을 얘기해선 곤란하다. 조사기관별 지지율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조사결과가 더 정확한가에 대한 논란도 무의미하다. 정답은 추세를 살피는 것이다. 지지율 높낮이에 상관 없이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고, 이 후보에게서 빠진 지지율 일부가 박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론조사란 겨우 이 정도의 추세를 알려주는 데 봉사하는 도구일 뿐이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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