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대장암|송인성<서울대 의대교수·내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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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소화기계 암이 특히 많은데 위암·간암·대장암 등 이 주종을 이룬다.
그 중에서도 대장암이 요즘 증가하는 추세다. 쇠고기·돼지고기를 많이 먹지 않고 밀기울·쌀겨·채소 등 섬유소를 많이 먹는 동양인에게 대장암의 빈도는 서양인보다 훨씬 낮았으나 최근에 이르러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차차 늘고 있다.
한편 대장암 발생에는 선천적 요소도 무시 못한다. 대장암에 걸린 환자의 아들·딸들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세배나 높다. 또 가계 적으로 청장년 기에 대장암이 빈발해 의학적 관심이 되는 집안이 있다.
대장암은 한창 일할 나이인 장년기의 병이다. 40세부터 그 빈도가 증가하기 시작해 50세부터는 열살 늘어남에 따라 암 발생이 곱으로 뛰게 된다.
대장암에 걸리면 항문으로 출혈이 있고 변비 또는 설사가 오며 장 폐 색으로 복통·구토 증세가 일어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암 덩어리가 커지기 전까지는 별 증상 없이 지내므로 문제가 된다.
대장암은 대장 X선 사진이나 대장내시경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대장암의 60∼70%가 대장의 제일 아랫부분인 직장과 S양 결장에 생기므로 내시경 검사로 쉽게 진단된다. 초기인 경우 수술로 완치될 확률이 95% 이상 되나, 암이 주위 임파선까지 퍼진 3기면 치료율이 40∼50%를 밑돌게 된다.
40세부터는 증상이 있기 전에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어느 암이나 마찬가지지만 증상이 있고 나서 발견된 암은 많이 퍼져 있어 예 후가 나쁘기 때문이다.
미국 암 협회가 추천하는 대장암 조기발견 방법은 다음과 같다.
▲1년에 한번씩 대변에 피가 나오는가를 검사하고 ▲대장암이 잘 생기는 직장에 의사가 손을 넣어 검사해 볼 것 ▲2∼3년에 한번씩 하부대장에 내시경 검사를 할 것 등이다.
이런 방법으로 발견된 대장암은 조기이므로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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