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보수 쿠데타 경고/영 의회 연설/필요하면 비상대권 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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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동경=외신종합】 영국을 방문중인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방문 마지막 날인 10일 상·하원에서 행한 연설에서 『러시아에는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세력들이 있다』고 말하고 『필요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비상대권을 사용,이들의 반동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옐친대통령은 이어 구공산당 잔존세력·군부내 민족주의세력·일부 「정치적 모험주의자들」이 현정부의 전복을 꾀하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러시아 최고회의 의장은 이날 가진 한 영국 TV와의 회견에서 『옐친대통령의 비상대권 운운이야 말로 위헌이자 반국가적 쿠데타를 초래할 행위』라고 반박하고 『그같은 일을 추진하려는 공작자들이 재판대에 올라야 한다』고 비판,정부와 최고회의간 관계가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였다. 최고회의내 최대 파벌인 「시민동맹」도 이날 옐친대통령에게 예고르 가이다르총리서리가 진두지휘 해온 급진경제개혁이 러시아에 안정을 가져다줄 수 없다며 「대폭 완화된 개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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