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봄」주역/두브체크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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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던 「프라하의 봄」의 주역 알렉선데르 두브체크 전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의회의장이 7일 프라하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70세.
18세때 공산당에 입당,2차세계대전중 항독유격전에 참가하기도 했던 두브체크는 68년 1월 공산당 제1서기가 된 직후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내걸고 민주개혁을 주도,「프라하의 봄」의 상징이 됐다. 두브체크의 개혁은 민주집중제 폐기·의회토론 부활·검열폐지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당시까지 집권공산당이 주도했던 개혁중 가장 광범위한 것이었다. 68년 8월 바르샤바조약군의 탱크에 짓밟혀 개혁이 좌절된후 모스크바로 압송됐으며 이후 20여년간 브라티슬라바에서 강요된 은둔생활을 했다.
89년 5월부터 반체제운동에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는 등 조심스레 반체제활동에 동참하기 시작한 두브체크는 6개월뒤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 반체제 극작가 바츨라프 하벨과 함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벨벳혁명」에 결정적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공산정권 붕괴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으나 하벨에게 패배하고 연방의회의장에 선출됐다.
슬로바키아인인 두브체크는 체코연방의 해체를 우려,지난 3월 반분리주의 정당인 슬로바키아 사회민주당 당수로 취임하고 연방의 분리에 반대해 왔다.<곽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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