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에 120억대 땅 기증/전 삼호그룹회장 정재호씨 “사회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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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부산 문현동땅 등 “후학위해서 써달라”
전 삼호그룹회장 정재호씨(79)가 최근 대학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부산시 문현동소재 대지 1천7백53평과 임야 3천9백5평,잡종지 1천9백60평 등 6천6백18평(시가 1백20억원 상당)을 계명대에 기증했다.
정씨가 기증한 땅은 삼호그룹이 한때 동화통신과 제주목장 등 10여개 계열기업을 거느린 국내 최대기업으로 부상했으나 70년이후 경영악화로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속에서 남은 마지막 재산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다.
정 회장은 이외에도 70년초 계명대에 여자기숙사 등 건물 2동을 지어주는 등 큰 도움을 주어 왔다. 학교측은 『정 회장이 땅을 기증하면서 외부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사회의 도움으로 번 돈인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도리라는게 정 회장의 소신인 것 같다』고 밝혔다.
경북 예천출신인 정 회장은 대구서문시장에서 사업을 시작,70년대초 기업이 해체된 뒤 사업에서 손을 떼고 부인과 함께 양로원과 고아원 등을 운영하며 사회사업에 힘써왔다.
계명대는 정씨가 기증한 땅을 팔아 성서캠퍼스 조성사업과 동산의료원 확장,장학금·연구기자재 확보 등에 쓰는 한편 본인의 동의를 얻어 기념관과 기념비를 건립,정 회장의 뜻을 기릴 방침이다.<대구=김기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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