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에 남는 입사지원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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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공채에서 떨어진 뒤 부족함을 메우고 입사 의지를 다지겠다고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도전한 지원자가 기억에 남네요. 또 '후회 없이 열정적으로 일하다 기업은행에 묻히다'라는 묘비명을 만들어 온 지원자도 있었어요."(기업은행 채용 담당자)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선정한 올 상반기 '베스트 & 워스트' 지원자 사례를 모아 13일 내놨다. 커리어의 김기태 대표는 "신선미와 열정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기본을 갖추지 않은 채 자기표현이 지나치면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지원자=한화갤러리아의 인사 담당자는 면접관들에게 갤러리아백화점 특정 점포의 '중장기 발전방향 보고서'를 배포한 지원자를 베스트 사례로 꼽았다. 일양약품 인사담당자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발 도장을 찍은 뒤 "건강한 발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한 지원자가 진취성과 열정이라는 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SK C&C의 한 지원자는 집단 면접 한 시간 전에 면접장에 도착해 같은 조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는 자세를 보여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 GS홈쇼핑은 회사의 상품군을 상세하게 조사해 온 사람을 최고로 꼽았다. 상품에 따라 달라지는 방송진행 방법을 면접관에게 선보여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쇼핑호스트 팀장까지 놀라게 했다는 것.

◆거북한 지원자= 일양약품 담당자는 면접 전형에서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 회사와 회사명이 비슷한 다른 제약회사를 잘못 언급하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한 지원자를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어떤 지원서의 자기소개서가 이력서 기본 샘플에 나와 있는 내용과 글자 하나 틀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백화점 운영업체의 특성상 패션 감각이 있고 용모 단정한 지원자를 선호한다"며 "정장.구두.양말을 어울리지 않게 입은 사람은 아무래도 감점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뒤 그 군복을 입고 면접장에 온 사람, 자기소개서에 다른 회사명을 적어 보내온 무성의파 등이 워스트 사례로 지목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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