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S출범 후의 러시아 정치」강연-「러」미·가 연구소장 아르바토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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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파멸적 위기국면으로 치닫고있는 러시아의 현 정국은 무엇보다도 「가이다르 개혁」이 라는 잘못된 경제정책을 도입, 결실은커녕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켜왔기 때문에 빚어진 것입니다.』
방한중인 러시아의 게오르기아르바토프 미·캐나다연구소장(69)은 2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연세대동서문제연구원(원장 정구현)주최 『독립국가연합(CIS)출범 이후 러시아의 정치현황에 관한 특별강연』을 통해 난국의 원인을 주저 없이 예고르 가이다르 총리서리가 주도하는 급진개혁정책으로 단정했다
그동안 한국을 다녀간 러시아측 인사들이 대부분 러시아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정부정책을 옹호하고 낙관론을 피력했던 것과는 달리 아르바 토프소장은 1시간여의 강연동안시종일관현재의 급진개혁정책이 『애당초 잘못됐다』는 식의 비판을 퍼부어 주목을 끌었다.
아르바토프소장은 구조조정·긴축·충격요법을 특징으로 하는 러시아의 급진경제 개혁이 원래 국제통화기금(lMF)에 의해 「제3세계용」으로 고안된 것임에도 불구, 가이다르 등 「신출내기 경제전문가 집단」이이를 러시아 같은 대국에 적용하는 바람에 최악의 경기침체가 초래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르바토프소장은 이어 『지도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사회자체가 폭발해 극좌 또는 극우세력의 독재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그러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최근 언행으로 미뤄 그가 가이다르 개혁의 실패를 깨닫고 궤도수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가이다르 총리서리 경질과 개혁정책 수정을 통한 보혁대결국면 타개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르바토프는 지난49년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학계· 언론계를 거쳐 67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미·캐나다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소련과학아카데미정회원(74년)·소련공산당중앙위원(81년)으로 선출돼 학계와 관계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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