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프로 킬러'에 진땀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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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프로축구 FC 서울이 '프로 잡는 아마추어' 인천 한국철도(내셔널리그)의 패기에 말려 지옥 문턱까지 갔다왔다.

서울은 12일 인천 숭의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축구협회(FA)컵 32강전에서 한국철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16강에 올랐다. 한국철도는 후반 3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또다시 돌풍을 일으키는가 했지만 수비 위주로 시간을 끌다 서울 김은중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한국철도는 2001년 FA컵에서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를 연파했고, 2005년에는 부천 SK를 4-1로 대파하고 4강까지 올라갔던 '프로 킬러'다. 한국철도 김승희 감독은 "사흘 전 부산에서 원정경기를 하고 오는 바람에 체력이 크게 떨어졌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부닥쳐볼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지만 돌풍을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철도는 후반 3분 행운의 선제골을 얻었다. 미드필드에서 왼쪽으로 길게 넘어온 볼을 잡으려던 서울 수비수 곽태휘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그 사이 공을 잡은 김민수가 달려나오는 골키퍼 김병지를 피해 슛을 날렸고, 공은 오른쪽 골네트 귀퉁이로 굴러 들어갔다.

하지만 선제골이 너무 일찍 터졌다. 서울은 U-20 청소년대표 기성용.김동석에다 올림픽대표 심우연(1m95㎝)까지 투입해 총력전을 폈다. 후반 29분 하프라인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심우연이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김은중이 터닝슛, 동점골을 잡아냈다.

승부차기에서 서울은 5명 모두 골문 귀퉁이로 강한 슛을 성공시켰고, 한국철도 3번 키커 윤영환의 킥을 김병지가 막아내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인천=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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