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지 러시아판의 미하일 피시만도 "이미 엘리트 층에서는 이바노프를 푸틴의 계승자로 인식하고 있다"며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지만 그가 메드베데프를 앞서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미 올 2월 국방장관이었던 이바노프를 푸틴이 부총리로 발탁할 때부터 감지됐다. 푸틴과 이바노프는 서로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에다 나이도 54세 동갑이다. 동향의 동년배인 것이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 정보기관에서 일했다는 경력도 똑같다. 1990년대 말 푸틴이 연방보안국(FSB) 국장일 때 이바노프는 그의 핵심 참모를 지냈으며, 지금까지도 막역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바노프는 '정치적 스승'인 푸틴의 뒤만 따라왔기 때문에 개인적 역량은 아직 외부에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푸틴이 3선 개헌을 시도하지 않고 대통령 자리를 내놓을 경우 사실상 그가 지명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현재까지는 이바노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푸틴은 최근 몇 달간 이바노프와 메드베데프를 러시아 전역으로 보내 얼굴을 알리게 했다. 이들이 얼마나 업무를 잘 수행하고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아직 이들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대선 주자들은 선거 3개월 전인 12월부터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에 들어가게 된다.
한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