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교사 자격증 독립·체육과목서도 분리|무용학회 서명작업 시작|30개 대학대상…교육부 등에 건의서 대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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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등교육에서 무용이 독립과목이 되어야 하고, 체육교사 자격증으로 대체되고 있는 무용전공자들의 교사자격증이 무용교사자격증으로 독립돼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무용학회를 중심으로 강력치 제기되고 있다.
대한무용학회(회장 정승희·상명여대 교수)는 무용교사 자격증의 독립 등을 골자로 한 건의서를 교육부 등 관련기관에 제출키로 하고 26일 전국에 무용(학)과가 설립돼 있는 30개 대학(6개 전문대 포함)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정 회장은 『11월5일까지 서명작업을 완료, 이들 서명과 함께 건의문을 관계기관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한무용학회가 안고 있는고 질적 문제인 무용교육의 정상화와 졸업생들의 진로문제 등을 「춤의 해」를 기해 해결해 보려는 구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무용학회는 지난 9일 롯데호텔에서 전국 30개 대학 무용(학)과 과장 및 학회임원 등 4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대학 무용과의 체계분석」을 주제로 한 회의를 열고 대학 내부적으로는 실기로 치중돼 있는 교수진을 이론 쪽으로도 확대시켜 균형을 잡아 나갈 것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무용교사자격증의 도입건의문을 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무용학회가 무용교사자격증의 독립을 내걸고 나선 것은 현행교육제도의 모순으로 인해 초·중등학교에서 무용교육이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간 1천3백여명을 헤아리는 무용과 졸업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
무용학회에 따르면 중등교육에서 무용은 체육의 일부로 취급되고 있어 무용전공자는 전체 체육교사의 30%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교원대 설립 이후 무용과 졸업생들의 교직진출은 더욱 줄어들어 5∼15%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학교에서도 강사자격으로 전공자를 채용, 무용교육을 실시해 왔으나 올해부터 교육부가 예체능 전담교사제를 실시하면서 음악·미술·체육으로 국한시키는 바람에 초등교육에서 완전히 무용교육이 제외된 상태다.
따라서 ▲중등교육에서 체육과목의 일부로 실시되고 있는 무용수업을 독립시켜 표기과목으로 무용시간을 확립시키고 ▲초등교육의 전담교사에 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요 건의사항이다.
한편 무용교육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선 대학의 무용교육도 지금과 달라져야 한다고 이들은 보고있다.
현행 대학교수진은 지나치게 실기위주로 돼있어 이론적 배경이 제대로 교육되지 못하는 절름발이 상태라는 것이 무용학회의 진단이다.
김화숙 교수(원광대)의 분석에 따르면 무용학과의 실기·이론과목의 비율은 43대 57로 이루어져 있으나 전공을 감안한 교수의 비율은 실기와 이론이 93대 7로 엄청난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체교수 숫자도 대학당 평균 3·5명에 그치고 있어 4년제 대학의 경우 학년당 40∼50명, 전문대학의 경우70∼90명에 달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기에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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