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통일의 첨병"|남북 체육교류 학수대회 참가|북경대 상옥하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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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립 후 국내에 밀어닥치는 것은 값싼 중국산 상품 뿐 만이 아니다.
남북체육교류를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각 또한 오랜 전착의 냄새가 물씬 배어날 만큼 날카롭고 논리 정연해 당사자인 우리에게 두려움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KOC(대한올림픽위원회) 주최의 남북체육교류에 관한 국제학술대회(22일·올림픽 파크텔) 참가 차 지난 21일 내한한 상위허(상옥하·48·사진) 중국 북경대 동방어 문학부(조선문화연구소) 교수를「스포츠초대석」에 초대, 남북체육교류의 전망과 중국·대만의 체육교류 현황을 들어본다.
상 교수는 북경 대에서 조선어 발달사를 전공, 한국어가 유창할 뿐만 아니라 노태우(노태우)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부터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전병관(전병관) 김수녕(김수녕) 등의 이름을 줄줄이 욀 정도로 각종 국내소식에 정통한 지한 파로 김치 등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음식을 스스로 요리해 즐기는 한국에 대해서는 단순 관심수준을 벗어난 열성파다. 북한 평양에도 이미 80년 초반에 다녀온바 있다.
-경제·문화교류 등 남북간의 여러 접촉형태 중 체육교류가 지니는 특징은 무엇입니까.
▲가장 비정치적인 교류이기 때문에 통일을 앞당기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몸과 몸이 맞부딪치는 스포츠활동은 직접적이고도 강렬해 선수들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 같은 한민족임을 웅변적으로 깨우치는 효과가 있습니다.
-남북체육교류는 결렬과 재개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어떻게 넘어야 할까요.
▲상호불신·정세변화에 따른 제재가 장애요소입니다. 양측은 지난 몇 년간 많은 대화를 통해 이해도를 높였지만 여전히 의혹의 폭이 큽니다. 특히 체육이 상부구조인 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긴 하지만 각종 사건이 체육교류문제에까지 비화, 저해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는「불에다 기름을 뿌려서야 되겠는가(불요화상가유)」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능한 한 상대의 잘못을 덮어주는 아량이 필요하겠지요.
-남북간의 체육교류에 대한 전망·조언을 부탁드린다면.
▲한마디로 밝다고 할 수 있지요. 한반도·주변국가모두 안정을 바라고있는 데다 양측 체육계의 노력이 지대해 88년 서울올림픽 때의 어린 호돌이(소노호)가 굳세고 튼튼한 청년 호돌이(중노호) 장년 호돌이(대노호)로 성장하는 결실이 예상됩니다. 감히 조언을 드린다면 중국의 속담「물이 흐르면 자연치 도랑이 생긴다 (수도거성)」를 인용하고 싶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하면서도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중국이 2000년 올림픽 개최 권을 따내면 대만과의 분산개최도 가능하다는 보도가 있는데요.
▲중국과 대만의 체육교류는 87년 대만이 친척의 대륙방문을 허용한 이후급진전, 89년 이후 정부차원의 교류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양측은 모두 나름대로 강한 종목들을 갖고 있습니다. 대만이 강세종목인 야구 등은 대만에서의 개최도 가능하겠지요.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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