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빙상 대어들 쇼트트랙 전업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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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쇼트트랙으로 대거종목전환을 하고있어 화제다.
23일 끝난 제9회 전국 남녀 쇼트트랙 빙상대회에는 스피드빙상의 간판 급 선수들이 다수 참가해 각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 세계정상인 한국쇼트트랙에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그중 종목이동이 두드러진 분야가 남녀 고등부. 특히 남고부는 스피드스케이팅의 대표선수인 채지훈(채지훈·경기고3) 이 처녀 출전한 이번 쇼트트랙대회에서 2관 왕에 오른 것을 비롯, 역시 대표인 원상호(원상호·경기고2·남고 3천m 1위)와 정호윤(정호윤) 최광복(최광복·이상 광문고) 등이 스피드에서 쇼트트랙으로 스케이트화를 바꿔 신었다.
채지훈은 빼어난 체력과 스케이팅으로 김기훈(김기훈·단국대 대학원) 이준호(이준호·단국대)의 아성을 뒤흔들 유망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여고부의 박정은(박정은·배화여고1)도 스피드스케이팅의 대표선수로 장래가 촉망되던 유망주였으나 이번 시즌들어 쇼트트랙으로 전환, 김소희(김소희·대구 정화여고1) 전이경(전리경·배화여고1) 김양희(김양희·대구정화여중2)의 트로이카로 대표되던 여자 쇼트트랙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빙상인들은 이번 대회 불참선수를 포함, 줄잡아 스피드 스케이팅의 30%는 쇼트트랙빙상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같은 현상은 스피드스케이팅선수들이 지난 알베르빌 겨울 올림픽에서 김기훈·이준호 등 쇼트트랙선수들의 대 활약에 크게 자극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이유.
스피드종목에서는 체격에서 월등한 유럽선수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나 쇼트트랙은 링크가 작아 신체가 작은 동양인에게 유리하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
또한 스피드스케이팅의 대표 수를 기존의 15명에서 7∼8명 내외로 줄인 것도 이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단국대 최재석(최재석)감독의 설명이다.
한편 이준호·김기훈의 뒤를 이을 유망주부재에 불안해온 한국쇼트트랙은 이들의 가세로 더욱 활기를 띠게된 반면 선수기근에 허덕이는 스피드 빙상계는 앞으로 이탈자(?)가 속출할 전망이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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