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감독 베이 "영화'괴물'리메이크 정해진 게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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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때 어머니와 여행길에 한국에 왔었어요. 20여년만에 다시 오게 돼 기쁩니다. 한국은 제 영화가 사랑받아온 곳이고, 떠오르는 시장이니까요."

'나쁜 녀석들''더 록''아마게돈'등 흥행영화의 귀재 마이클 베이(42)감독이 11일 한국을 찾았다. 미국에 앞서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신작 '트랜스포머'(6월28일 개봉)의 홍보를 위해서다. '트랜스포머'는 지능과 생명을 지닌 외계의 로봇들이 지구를 무대로 대결을 벌이는 액션물. 원작은 당초 로봇완구에서 출발해 1980년대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이후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로 이어져 왔다. 이번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판권을 확보해 제작자를 맡고, 베이에게 연출을 제안했다. 감독은 "처음에는 그냥 장난감 영화(Toy Movie)가 아닐까 싶어 시큰둥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만화같은 이야기를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낸 로봇들의 액션에는 실사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현란한 솜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이 로봇들은 초대형트럭에서 매끈한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자동차의 모습을 띠다가 거대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이 특징. 자동차가 모두 GM제품이라 특별한 관련이 있는지 궁금했다. 감독은 대뜸 "트랜스포머 2탄을 만들면 현대차를 쓰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미래형 자동차를 개발하는 GM 연구소에서 '범블비'를 보고, 딱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다른 차도 GM의 것을 쓰는 조건으로 계약했다"는 설명이다.

처음으로 스필버그와 손을 잡았지만, 그동안 베이는 할리우드의 거물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오랜 짝패였다. 두 제작자를 비교해달라는 주문에 그는 은근슬쩍 스필버그에 기울었다. "브룩하이머는 나를 영화학교에서 발굴해 감독으로 키워낸 사람이고,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능력있는 사람"이라더니 스필버그와는 그보다 더 오랜 인연을 끄집어냈다. "15살 때 루카스 필름에서 '레이더스'(감독 스필버그)의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에는 영화가 잘 안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성된 영화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됐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그가 리메이크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묻자 감독은 "아직 그렇다, 아니다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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