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추대 등 난제첩첩/새한국당 면모와 앞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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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의원 7명 포함 총4백96명으로 출범/자금 관련 대우 김우중회장 역할주목
「새한국당」(가칭)이 23일 발기인대회를 가짐으로써 신당의 모습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신당은 대선후보 추대 등 숱한 난제들을 안고있어 앞으로의 항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창당발기인은 ▲현역의원 7명 ▲전직의원 28명 ▲종교계 65명 학계 35명 ▲의약계 23명 ▲문화예술계 25명 ▲실업계 1백29명 ▲노동계 30명 ▲지방의원 12명 ▲사회단체 62명 ▲법조계 3명 등 모두 4백96명.
원내의 이종찬·이자헌·김용환·한영수·장경우·박철언·유수호의원과 윤길중·채문식·김현욱·오유방·이영일·윤재기·윤성한·김정길·정재원·김종식·고세진·최명헌·이규정·박종태·이재황·홍성우·이동진·허경환·김득수 전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김기동 영남대 총장과 이성근 배재대총장·김문선역사편찬위원회위원장 등이 참여했으며 종교계 인사로는 고창율(중광스님)·김기수대한천리교단교통·이건수목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의악계 인사로는 김영수한일병원장·홍영의서울시의사회장 등이 포함돼 있으며 법조계에서는 신호양·김한수변호사가 참여했다.
그러나 신당작업에 적극적이었던 허문도 전통일원장관은 발기인 명단에서 뺐다. 허씨는 참여의사를 거듭 확인하면서 자신을 5공세력 운운하며 배척하려는 박철언의원쪽에 섭섭한 감정을 갖고있다.
이와 함께 이철승·이민우·유치송·신도환·고재청·노승환씨 등 구야권 원로들은 대체로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한국당(가칭)의 최대과제는 대통령후보 옹립문제. 이들은 강영훈 전총리와 박태준의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박 의원의 경우 이미 신당불참을 선언해 버렸고 강 전총리 역시 단호하게 불참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이종찬의원 등 내부인사나 제3의 인물을 내세울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신당 관계자들은 내부인사 후보옹립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한 핵심인사는 『외부인사의 후보옹립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이종찬의원 스스로가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함에 따라 신당이 창당되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시중에는 자금력이 있는 제3의 인물이 후보로 추대될 것이란 소문이 꼬리를 물고있다. 즉 김우중대우그룹 회장이 후보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문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있다. 그가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부터 이종찬의원을 적극 지원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김용환의원과도 친분이 두텁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현정치판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해왔고 그같은 생각이 누구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신당 관계자들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종찬의원은 『김 회장이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데는 우리와 생각이 같지만 직접 정치일선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언의원도 『정치개혁을 하자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게 됐는데 김 회장을 후보로 추대한다면 국민당과 다를게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한국당(가칭)의 한 인사는 『그분이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말해 자금지원 가능성을 시사한뒤 『국민당과의 제휴를 모색하기 위해서도 김 회장의 후보추대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선 국민당과의 제휴가 필요하고 김 회장이 후보로 나설 경우 정주영대표의 「대결단」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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